“마음 같아서는 아이한테 물려줘 2대째 내려온 독일제빵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독일제빵 현동옥(57·여) 사장의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말이다.

독일 제빵은 1968년에 문을 연, 춘천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빵집이다. 최근에는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호두파이 명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시아버지로부터 빵집을 물려받은 지도 벌써 20년이 다 됐다”는 그녀는 “그때는 먹고 살기 어려우니까 마트에서 빵을 샀다”며 고급 빵이 귀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30년 전에는 빵집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다. 특히 독일제빵은 고급 빵집으로 통하며 40년 전에는 맞선 장소로, 20년 전에는 미팅 장소로 꾸준히 인기를 얻었다고. 그런데 2000년대 이후, 각종 프랜차이즈 대형 빵집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독일제빵은 그야말로 ‘동네 빵집’으로 전락했다. 80여개가 성업하던 빵집 중 살아남은 빵집은 독일제빵을 비롯해 20곳에 불과하다. 경쟁력을 갖춘 대형 빵집들이 춘천을 장악했다. 그 당시 그녀는 ‘아이들 교육만 마치고 빵집을 접어야 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랬던 그녀가 호두파이로 독일제빵의 두 번째 전성기를 일구고 있다. 그녀는 “2~3년 전부터 동네 빵집들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라고 말하는 현 씨는 “호두파이를 마니아들만 알다가 점점 입소문이 퍼져 남녀노소 찾아주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48년을 이어온 역사의 전통 빵과 젊은 층에 인기 있는 호두파이를 구우며 그녀는 독일제빵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중이다. 오래도록 건강한 빵을 굽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 왠지 모를 고마운 마음이 솟는다.

 

원은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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