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도 버거운 뜨거운 여름날 찾은 청국장 전문점 풀내음.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잎들이 무성한 꽃나무 가득한 마당을 만나게 되니 몸도 마음도 편해져 온다. 잠시 처마 아래 툇마루에 걸터앉아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식히고 주린 배를 채울 준비를 하는 사이, 마당 한 편에 걸려 있는 커다란 가마솥과 장작더미가 눈에 들어온다.

콩을 삶아 청국장을 직접 띄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국산 콩이다.

할머니 댁에서 보았을 듯싶은 손때 묻은 고가구 인테리어에 잠시 마음을 주는 사이 상이 차려진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끊고 있는 청국장. 칼로 예쁘게 썰어 넣은 것이 아닌 손으로 뚝뚝 뜯어 넣고 으깨 넣은 두부와 잘게 다져 넣은 표고버섯이 구수함과 감칠맛을 책임진다.

청국장 냄새가 싫어 맛을 포기한 사람도 풀내음의 청국장을 만나면 결코 후회하지 않으리라. 양념을 거의 하지 않은 듯싶은 호박잎 된장무침, 이름도 생소한 키다리나물무침, 질경이무침, 염장 곰취, 명이장아찌, 느타리버섯무침, 사계절 변함없이 올라오는 열무김치는 재료 본연의 향과 담백함을 만나기에 충분하다.

밥 한 공기를 거의 비울 때쯤 나오는 누룽지 한 사발. 구수한 숭늉이 혹시 양이 부족한 이에게는 ‘아~ 잘먹었다!’는 흐뭇한 마무리가 되어주지 싶다.

청국장 1인분 8천원
춘천시 신북읍 상천3길 36-1
(신북읍 천전리 215-1)
☎ 033-241-0049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김남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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