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먹 달이
돌 우는 소리에 터졌다.
핏물 떨어지듯
뚝뚝 떨어진 자리
붉은 달빛이 선명하다.
밤이 되어서야 제 몸을 드러낸
바위는
그제서야 울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세상 사람들 모르게
조금씩 부서져가던 내게
조용히
싹을 틔우고
옹삭한 빈틈으로 뿌리를 내리고
발그레 웃어주던 때가
지난여름.

 
붉은 바위취꽃
말라붙은 자리에
돌 갈라진다.

 

김예진 (자수공예가)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