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권혁진
Nikon D3300
조리개 5.6
셔터속도 1/100초
렌즈 18-55mm
ISO 280

사진은 설렘이다.

카메라 렌즈는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부분까지 드러낸다. 촬영된 이미지를 확인할 때마다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이러한 의외성 때문에 사진가들은 사진에 중독된다.

과거 핑크색 편지지에 눌러쓴 연애편지 답장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10일 정도 설레게 했던 그 시간은 지금도 생각하면 영원히 지속시키고 싶은 시간이다.

아날로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던 시대에 사진 이미지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했다. 필름 현상, 사진 인화를 거쳐 손에 들어오기까지 바쁘게 손을 놀린다고 해도 1시간 정도는 걸렸다. 그 기다림의 시간은 기분 좋은 흥분으로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식물의 잎 단면을 잡아낸 이미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컬러와 잎맥이 잘 표현돼 보는 눈 맛이 담백하다.

이 사진을 보며 짝사랑하던 10대 시절이 떠올랐다.

그래서 사진은 설렘이다.

김남덕(강원사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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