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워낙 잘 잡기 때문에 영어로 Kingfisher라 불리는 물총새. 우리 선조들도 사냥을 잘하는 호랑이 또는 늑대에 비유해 어호(魚虎) 또는 어구(魚狗)라 불렀다.

물총새는 물가의 나뭇가지나 풀 위에 꼼짝도 않고 앉아 있다가 물고기가 보이면 곧바로 물속으로 다이빙 하거나 공중으로 날아올라 2~3m 높이에서 정공비행(호버링) 하다 급강하해 물고기를 잡는다. 목이 유연해 270도 회전이 가능하며, 잡은 물고기는 좌우로 나뭇가지나 말뚝에 부딪쳐 죽이고 난 다음 먹는다. 통째로 먹은 물고기의 뼈, 비늘 등 소화되지 않은 것들은 펠릿으로 토해낸다.

수컷은 프러포즈 할 때 물고기를 잡아 입에 물고 암컷에게 건네준다. 암컷이 받아먹으면 프러포즈를 받아드리는 것으로 인정돼 그 자리에서 짝짓기를 한다. 조류생태학에서는 이를 구애급이(求愛給餌 courtship feeding)라고 한다.

물총새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번식하는 여름철새다. 개울가나 강, 연못이나 호수 등 물가에서 단독으로 또는 암수가 함께 생활하는데, 잡은 고기나 개구리를 나뭇가지나 바위에 부딪쳐 죽이고 난 후에 먹는 습성이 있다.

둥우리는 물가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의 언덕이나 작은 수직절벽, 흙 벼랑에 1m 정도 터널처럼 구멍을 파서 만든다. 알을 낳는 자리에는 부드러운 흙과 어미 새가 토해낸 물고기 뼈를 토해 깐다. 일반적으로 새들이 천적으로부터 둥지를 보호하기 위해 어린 새끼의 배설물을 먹거나 입으로 물어 둥지 밖으로 내다버리는 등 항상 청결을 유지하는 데 비해 물총새는 둥지 청소를 하지 않아 항상 지독한 냄새로 가득 차 있는 곳에서 생활을 한다.

형태는 암수 비슷하며 수컷에 비해 암컷의 색이 엷다. 번식지는 우리나라, 바이칼호, 아무르강 유역, 우수리강 유역, 중국, 일본 등이며, 인도차이나반도, 말레이반도, 필리핀 등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한 집단은 주로 필리핀으로 이동해서 겨울을 보냈으나 요즘 강원도에서도 월동하는 개체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조성원 (강원생태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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