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명동에서…중고생 등 각계각층, 한목소리로 무책임한 정부 성토

지난달 30일 춘천 명동에서 열린 추모문화제는 오후 7시 신경림 시인의 <언제까지고 우리는 너희를 멀리 보낼 수가 없다> 시낭송을 시작으로 영상시청, 시민 발언, 합창공연, 노래, 율동 등을 진행했다.

명동에서 청년들이 언론왜곡에 항의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첫 번째 발언자인 중고생연대 춘천지부 곽비초(18) 최고위원은 “많은 고등학생이 진도 앞바다에서 희생됐다”며, “정상적인 국가라면 진상규명을 하는데 박근혜정권은 정반대로 유가족을 탄압하고 특별법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특별법 개정을 약속한 것을 중학생이었던 자신도 기억한다며 지금 와서 외면하지 말라고 발언했다.

대학생동아리 ‘청춘의지성’ 김진아(26) 강원대표는 발언 순서를 통해 “대학생들이 동거차도에 가서 본 사고현장은 육지와 매우 가까워 ‘뛰어내리라’는 한 마디면 구조됐을 것”이라며, “인양작업도 비공개로 진행돼 가족들이 돌아가며 감시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온전한 선체인양은 미수습자를 찾고, 희생자들의 일부와 흔적을 수습하기 위해 반드시 진행돼야 하며, 본질적으로 세월호 참사원인을 밝히고 안전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김 씨는 설명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유재춘 본부장은 “세월호 참사 900일이 됐으나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슬퍼만 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원망스럽기에 행동으로 옮기자”고 말했다. 최근 일어난 총파업에 대해서도 말을 덧붙였다. “철도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공공기관이 파업하는 이유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돈장사를 막기 위함”이라며, “성과연봉제는 국민으로부터 더 많은 이윤을 내지 못하면 자르겠다는 주장이다”고 밝혔다.

고 백남기 씨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기환 전 부의장은 “평생 농사를 지어온 70대 농민이 수입쌀을 막아달라고 외친 것이 죽을죄인지 모르겠다”며, “백 농민이 300일이 넘게 병원에 있는 동안 누구 하나 잘못을 시인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관련자 처벌, 박근혜 정권 사과, 특검 실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들의 발언 외에 공연도 진행됐다. 사회적협동조합 ‘별빛교육센터’의 학생들이 나와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부르고, 가톨릭 신자들이 모여 창작곡 ‘아이야’를 불렀다. 또 가수 이상은 씨가 ‘가을 우체국 앞에서’,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열창했다. 대학생동아리 ‘청춘의지성’은 소녀시대의 ‘힘 내’를 개사한 노래와 율동을 선보였다.

이날 사회를 본 허소영 씨는 “세월호, 설악산 케이블카, 백남기 농민, 총파업 등은 각기 달라 보이지만, 본질에 다가서지 못하게 하는 공권력의 개입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고 말했다. 문화제를 만들어간 시민들은 찾아온 이들에게 연대를 통해 진실을 이루자는 결심을 전했다.

정주희 집행위원장은 “거리 서명과 1인 시위 등 많은 실천이 있었지만, 이걸로 부족하다. 자신조차도 행사가 거듭될수록 습관처럼 행동하지 않았나 반성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세월호 문제의 본질은 반세기 넘게 자리 잡은 정치적 문제이고, 이를 바꾸려니 무척 어렵다”며, “자주 질 수 있지만, 한 번 승리하는 그 날을 위해 함께 하는 노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다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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