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스스로를 지배하는 곳,
그 속에서는 지옥을 천국으로,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 수 있다.
- 밀턴의 실낙원 제 1편 중에서


얼마 전에 같이 일하는 동료 선생님이 “선생님! 선생님은 마음이 좀 여리신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내 얼굴이 굳어졌다. 내 마음속에서는 ‘그래, 내가 좀 마음이 단단하지 못해. 맞아.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니 같이 일하는 게 뭔가 힘든 모양이네?’ 이런 생각을 하며 급 얼굴이 굳어졌다. 내 얼굴 표정을 알아챈 동료 선생님이 “아, 선생님 그건 그냥 제 의견일 뿐이에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순간 ‘아차! 내가 또 예전 방식으로 상대의 말을 해석하고 반응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일상의 많은 대화나 상황들 속에서 나를 자극하는 듣기 힘든 말을 들을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상대의 말을 듣고 어떻게 반응할지 항상 선택할 수 있다.

상황예시

아이가 “엄마는 몰라도 돼요”라고 했을 때.

 
첫 번째 선택: 자신을 탓하기

상대가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상처를 받고, 그 책임이 자기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탓한다. 그래서 죄책감, 수치심,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엄마노릇을 못했으니 아이가 나한테 저러지. 창피하네.”

두 번째 선택 : 상대방을 탓하기

상대의 말을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 분노하게 돼 상대를 반박하고 비난하게 된다. 이 상황의 모든 나의 느낌이나 모든 책임을 상대의 탓으로 돌리면서 상대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려 한다.

“너 엄마한테 이게 무슨 말버릇이야?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너 때문에 속상해서 못 산다. 내가!”

세 번째 선택 : 자신의 느낌과 욕구 인식하기

판단이나 추측 없이 그 상황을 관찰로 보고 그것에 대한 나의 느낌을 찾고 그 느낌을 일으키는 중요한 나의 욕구를 찾아서 나에게 공감해준다. 그러면 내면의 평화를 유지 할 수 있다.

“‘엄마는 몰라도 돼’라는 말을 들으니(관찰) 화가 나고 섭섭해.(느낌) 나는 아이와 서로 의논하고 공유하고 따뜻한 방식으로 대화 하는 게 중요해.(욕구)”

네 번째 선택 : 상대의 느낌과 욕구 인식하기

상대의 비난하는 말은 나에 대한 말이기보다는 상대가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는 것뿐이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상대의 느낌과 욕구에 초점을 맞춰 듣는다. 그러면 소통이 가능해지고 유대감이 형성된다.

“뭔가 불편하니?(느낌) 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욕구)”

때로 우리는 이전의 나의 경험에서 비롯돼 자극되어지는 말들이 있다. 하지만 그 말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가 좌절된 것에서 오는 그 사람의 비극적 표현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상대가 마구 쏜 화살을 내 소중한 가슴에 가져다가 꽂지 말자. 듣기 힘든 말을 들었을 때 선택 세 번째와 네 번째의 반응으로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서로 더 깊이 이해하며 친밀한 관계가 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서!

 

이승옥(비폭력대화 전문강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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