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돈 과시, 친구 조롱 일쑤…올바른 인성교육 절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빼빼로’ 가격으로 친구 등급을 매기는 악성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11월 11일에 친구나 연인 등 지인들끼리 빼빼로 과자를 주고받는 이른바 ‘빼빼로데이’. 일부 초등학생들이 비싼 빼빼로와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빼빼로를 선물하는 학생을 따돌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춘천 모 초등학교 3학년생 김아무개(10) 군은 “빼빼로데이를 맞아 비싼 빼빼로를 사려고 부모님께 용돈을 받았다”며 “주는 양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비싼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반 학생인 박아무개 군은 “어느 정도 가격이 되는 빼빼로를 선물해야 부끄럽지도 않고 무시당하지 않기 때문에 떼를 써서라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산다”고 말했다.

이처럼 호의로 주고받던 빼빼로 선물이 이제는 친구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용도로 변질됐다. 저렴한 빼빼로를 선물하면 거지라고 놀려서 무리를 해서라도 비싼 빼빼로를 사야 친구들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퇴계동 모 초등학교 박아무개(42)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집안과 돈을 과시하는 것을 중시하면서 그렇지 못한 학생들을 따돌린다”며 “부모들은 아이들의 사고방식을 훈계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이 나서서 재산으로 편을 나눈다”고 세태를 비판했다.

초등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가난한 동급생을 ‘왕따’시키거나 괴롭히는 것이 이것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휴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해 논란을 빚었다. 임대주택 브랜드인 ‘휴먼시아’와 ‘거지’의 합성어로 임대주택에 사는 학생들을 조롱하는 말이라고 한다.

아이들마저 빈부격차에 따라 선을 긋고 차별하는 세태. 자신의 가치관을 확립하기도 전에 어른들의 그릇된 차별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다. 돈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도록 올바른 인성교육이 더욱 절실한 세상이다.

박상용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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