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나무’ 대표 김하루 씨

일명 ‘혼술’과 ‘혼밥’을 하기 좋은 식당 ‘하루나무’를 운영하는 김하루(48·여) 씨.

그녀의 이름을 딴 ‘하루’와 평소 ‘나무’를 좋아해서 지은 ‘하루나무’는 올해 여름에 문을 열었다.

춘천향교 근처에 있는 이 식당은 올해 초만 해도 건물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러다 건축 일을 하는 남편의 도움으로 내부수리를 해 아늑한 식당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 그녀는 자신만의 요리를 선보이며 단골손님을 늘려가고 있다.

그녀는 원래 미술을 했다. 그러나 소위 ‘배고픈 직업’이었던 탓에 그림 그리는 것을 접고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갔다. 가진 것 별로 없는 타국생활은 쉽지 않았다. 날마다 식료품 가게에서 새벽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다. 잠은 공중화장실이나 가게 바닥에서 박스를 깔고 잤다.

그렇게 일한 지 일 년 반. 우연히 지금의 은사를 만나 권유에 따라 군마현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폐쇄적인 군마현에서도 역시 생활은 쉽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 한국에 대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시선이 따라왔다.

“저는 하루상(さん)이 아니라 한국인이었어요. 제가 뭘 하든 ‘한국은 원래 그래?’ 하는 식의 시선이었죠.”

그녀의 은사는 일상생활에서 한국인을 만나서도, 한국말을 써서도 안 된다며 혹독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그녀 역시 이에 굴하지 않고 한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날마다 이를 악물고 배웠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는지 한국에 오기 전까지 규모가 큰 일본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며 일본인들에게 김치 담그는 법과 한글을 가르치는 성공한 사업가이자 인정받는 한국인으로 설 수 있었다.

12년간의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와서 열게 된 지금의 식당. 그녀는 무엇이든 정성이 배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아래 대부분의 음식을 유기농 재료로 만든다. 소금 하나도 사서 쓰지 않고 5시간씩 직접 구워 상을 차린다. 정성은 결국 통하는 법. 처음에는 손님이 없는 날도 있었지만 이제는 입소문과 SNS를 통해 이름이 알려져 단골이 늘고 있다.

앞으로도 변치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녀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며 “늘 하나라도 맛있게, 하나라도 더 주자는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영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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