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을 때 아마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쉬운 방법은 없을 것이다. 풍습과 역사, 현재 그 나라에서의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영화보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 많다.

내가 이번에 영화를 이야기의 주제로 삼은 까닭은 지난달 9일 폴란드 감독 중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사람인 안제이 바이다(Andrzej Wajda)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1926년 3월 6일에 태어나 향년 만 90세였다. 그는 1950년 영화 〈나쁜 소년(The Bad Boy)〉으로 데뷔해 평생 50편이 넘는 영화를 감독했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 획기적인 것이었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바이다가 만든 영화는 모두 폴란드의 역사와 사회상황, 그리고 문학을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그래서 폴란드의 국민감독이라 불릴 만하다.

안제이 바이다는 영화를 통해 폴란드의 고난의 역사를 보여주는데, 특히 제2차 세계대전과 전쟁이 끝난 후의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지하수도(Kanał)>(1956), <카틴(Katyń)>(2007), 그리고 <재와 다이아몬드(Popiól i Diament)> (1958)가 대표적인 영화다. 바이다 감독은 또 사회주의의 국가였던 시절의 폴란드의 정치사회적 상황에 대해서도 영화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주었다. 대표적으로 <대리석 인간(Czł owieka z marmu ru)>(1977)과 <철의 사나이 (Czło wiek z żela za)>(1981)가 있다. 바이다 감독은 폴란드의 유명한 희곡과 소설도 영화화 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영화들은 <약속의 땅(Zie mia obie cana)>(1974), <리벤지(Zemsta)> (2002), 그리고 <판 타데우스(Pan Tadeusz)>(1999)다.

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작품들은 폴란드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각종 상을 많이 받았다. 그 중 오스카상 후보로도 많이 지명됐는데, 실제로는 외국영화 오스카상을 수상하지는 못했다. 다만 2000년에 공로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이런 훌륭한 감독이 더 감명 깊은 영화로 기여할 수 없게 된 것은 폴란드는 물론 세계 영화계와 청중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다. 독자 여러분들이 폴란드에 대해 조금의 관심이라도 생긴다면 안제이 바이다의 영화 한 편을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강추!

루빈스키 보이체흐 (강원대 국문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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