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 없는 만물상 계획안…여론수렴 과정도 문제” 23일 춘천시민 대공청회서 반대의견 이어져

캠프페이지 시민복합공원계획(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열린 캠프페이지 토론회에서 설계를 담당한 업체 관계자가 ‘캠프페이지 복합시민공원 계획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3일 춘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춘천의 미래, 캠프페이지에 달렸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춘천시민 대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공원조성(안)과 그간의 의견 수렴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반복됐다.

춘천시민연대 유성철 사무국장은 토론회 진행에 앞서 “그동안 여론수렴 과정에서 나타난 의견들이 반영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이 없는데 왜 같은 토론회를 반복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공청회든 토론회든 하려면 예산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예산계획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는 설계업체가 ‘캠프페이지 시민복합공원계획(안)’에 대해 브리핑을 한 후 7명의 토론자가 토론에 나섰다. 먼저 한중일 시의원은 “춘천시의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공원조성은 문제가 있다”며 “기왕에 하려면 랜드마크로 남을 수 있는 전망타워 같은 시설만 하고 나머지는 미래세대에게 남겨두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다음으로 강원대 조경학과 박봉우 명예교수는 “관광거점을 위해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보니 계획안이 만물상이 되었다”며 “좋은 경관을 만들면 관광거점이 된다. 봉의산과 연계한 녹지축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캠프페이지 지하의 매장문화재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2012년 문화재청은 춘천시에 공문을 보내 “캠프페이지 지하에는 대규모 중세유적이 묻혀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추진 시 반드시 정밀발굴을 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새롭게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공영개발사업소가 계획안 수립 시 1천300명의 여론을 수렴했다고 하지만 대상자가 누구였는지,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됐는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자들은 대체로 현재의 계획안을 백지화하거나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로워 토론에서는 개발이 미루어지는데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근화동에 산다는 한 시민은 “캠프페이지 개발이 늦어져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며 조속한 해결을 주장했다.

답변에 나선 공영개발사업소 우기수 소장은 “그동안 여론 수렴과정에서 나타난 의견대로 현재의 계획안은 대폭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 집행부도 임기 내에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은 분명 없다”며 “내년까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동용 시장이 캠프페이지 공원조성에 대해 시민의 의견이 완전히 모아질 때까지 사업추진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많은 문제가 제기된 현 계획안을 시가 고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결국 계획안을 전면 재검토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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