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국민담화에 시민들 격앙…
“촛불민심에 오히려 기름 부운 격”

박근혜 대통령이 제3차 시국담화를 발표했지만 민심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오후, 촛불민심으로 드러난 국민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4분30초짜리 시국담화를 발표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국담화에서도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는 일방적 발표였다.

이날 박 대통령의 담화를 접한 시민들은 대부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페이스북에서는 하루 종일 비난과 성토가 이어졌다. 춘천환경련은 “밤새 했다는 고민이 기만과 꼼수인가? 몸통은 박근혜다. 즉각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두동에 사는 박아무개(52) 씨 “박근혜, 당신 정말 얍삽하다. 국회에 진퇴를 묻는 것은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허수아비’란 것을 증명 하는 거다”라고 글을 올렸다. 박 대통령이 국회에 공을 떠넘기고 개헌으로 국면전환을 끌어가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비등한 가운데 엄아무개 씨는 “지금 국민들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국회는 당장 탄핵하라”며 담화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농민 송아무개 씨는 “시골 닭은 잡아먹기라도 하지”라며 짤막한 촌철살인으로 논평하기도 했다.

춘천의 촛불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 퇴진 비상강원행동’도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한 지 18년 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심 없이 일했고,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특검을 앞두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내용적으로 퇴임 후 수사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열린 6차 촛불집회에 2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가해 또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따라 9일로 예정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청와대와 정치권에 압박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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