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미리 농부 김미숙 씨

평창에서 5남매 중 맏딸로 태어난 김미숙(52) 씨. 그녀가 춘천으로 오게 된 계기는 공무원인 남편의 발령 때문이다. 처음 춘천에 온 뒤 신남에서 1년 반 동안 살았고, 이후 남편의 고향인 팔미리에서 26년째 살고 있다.
그녀는 춘천생활을 하면서 처음엔 주변에 친구도, 아는 사람도 없어 조금 외로웠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학부모 모임에도 나가게 됐고, 그곳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돼 지금은 춘천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한다.

그녀는 팔미리에 살게 되면서 농사를 시작했다. 가끔 다른 작물을 키우기도 하지만, 옥수수와 고들빼기를 주로 키운다. 농사가 어렵지 않으냐는 질문에 “농사라는 것이 바쁠 때는 바쁘지만 한가할 땐 한가하다”며 “가장 힘든 때는 여름”이라고 말했다. 여름이면 낮에는 더워서 오래 일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새벽에 나가서 한 번, 해가 질 때쯤 다시 가서 살피면서 한 번, 하루에 두 번을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팔미리에 살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교통이다. 그녀의 집을 오가는 버스는 2개 노선으로 하루에 15대가 안 된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시내에 나가거나 친구를 만나려면 버스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행운과 행복은 아들들을 만난 것이라고 한다. 그녀는 “작은 애가 들으면 섭섭할 수 있지만, 특히 큰 아들이 세상으로 나왔을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하겠다”며 “이런 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구나 싶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근데 다 크고 나니 큰 아들은 조금 무뚝뚝한 면이 있어서 요즘은 살갑게 잘 챙겨주는 작은 아들이 조금 더 좋다”고 웃음을 보였다.

두 아들 모두 직장생활 잘 하고 있어서 큰 걱정도, 더 이상의 욕심도 없다는 그녀. 내년이 결혼 30주년이란다. 비록 농사일 때문에 멀리 가지도 못하고, 남편과 두 아들 모두 직장 생활하느라 시간도 없겠지만 2박3일 제주도 여행이라도 할 수 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내비쳤다.

이푸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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