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나의 뇌를 조절하는 ‘비선실세’가 있을까?
[생활건강] 나의 뇌를 조절하는 ‘비선실세’가 있을까?
  • 춘천사람들
  • 승인 2016.12.1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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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잘 했어!” “어른들이 시킨 일이야?” “그러면 큰일 나!” 등의 말을 주위 사람들로부터 듣거나 그들에게 하곤 한다.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하는 말들이다.

인간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기에 개인의 생각과 행동은 주위의 인적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조절되고 있다. 사람의 사고와 행동이 가장 쉽게 변화되는 때는 유년기 및 청소년기로서, 뇌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자아 정체성이 완성되지 않은 시기다. 가정과 교육기관들은 사회와 국가에서 기획하고 준비한 정보들을 교육을 통해 유연한 뇌로 입력시키고 활성화시킨다. 나의 뇌가 사용하는 수많은 사고 프로그램들은 사회라는 정보공동체의 필요에 의해서 깔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뇌의 발육과정 또한 유전적으로 미리 정해진 계획에 따른다. 동물적 본능에 충실하며 유치한 행동을 보이는 영·유아시기를 지나고, 충동적이며 반항적인 청소년 사춘기를 거쳐서 우리들의 뇌는 성인의 뇌신경회로로 고착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 부모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지배받은 외모와 성격을 갖게 된다. 사회적 인간관계에 가장 중요한 뇌인 전두엽의 성장은 20대 초반이 돼서야 마무리 된다.

우리는 인격과 자아 정체성을 갖는 한 개별 인간으로서 스스로 의식하며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믿으며 평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이 믿음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정신적 충격을 받거나, 정신병, 뇌손상, 뇌질환을 앓게 되면 그 사람은 다른 인성과 자아를 갖는 정신질환자 또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로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사회로부터 내재화된 사고체계에 기초한 고정관념을 갖고, 관성적으로 본능적으로 일들을 인식, 판단 및 결정하며 살아간다. 신문, 라디오, TV,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접하는 수많은 정보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개인의 뇌 속에 언제든지 내재화 될 수 있으며, 생각을 수정시키고, 특정한 행동을 유발하게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세뇌(재교육, 사고조절)는 수많은 상업적인 광고, 드라마, 정치적인 선전 등에서 늘 사용되고 있으며, 국가와 교육 및 종교기관들에서도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세뇌의 과정은 정보의 제한(고립되고 제한된 정보의 반복적 제공), 행동의 제한(반복적 행동유도), 스트레스 제공(불복종 시 불이익, 독자적 사고 제한) 등을 포함한다.

우리 모두는 경각심을 갖고 세뇌를 인지하고 회피할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의사결정은 상식과 달리 그렇게 의식적이지 않다. 독일 막스 플랑크 뇌인지과학연구소는 인간이 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7초 전에 이미 무의식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전두엽 뇌영상 연구를 통해서 밝혔다. 또한 암스테르담대학의 뇌 과학자는 산만한 다른 자극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조건에 비해서 결정을 내리는 뇌 영역을 무의식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과정을 거쳐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게 한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인간이 의식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사실상 선행하는 무의식적인 뇌신경정보처리 과정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비선실세는 무의식이다.

신형철 (한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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