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보안경비요원 남궁주석 씨

남궁주석(31) 씨의 시계는 오직 아침 여덟시만을 향해 달려간다. 여덟시부터 다음날 여덟시까지 2인 1조로 24시간 동안 밤낮으로 학교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1년 8개월 전 보험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 지인의 소개로 캡스에 입사했다.

그는 학교 내의 보안과 경비, 사고예방을 위한 학내순찰부터 각종 민원처리까지 다양한 일을 처리하고 있다. 벌써 2년이 다돼가지만, 하루 24시간의 고단한 근무시간으로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수면장애까지 왔다. 그럼에도 아무도 없는 학교의 밤을 오늘도 꿋꿋이 지켜나가고 있다.

그는 두 달 전에 있던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아무도 없는 새벽 학교 스포츠센터 내의 정수기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자칫 큰 화재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것을 그가 발견해 아무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그는 “화재경보기가 울린 것을 보고, CCTV로 상황을 확인했다”며 “이 일을 계기로 사명감을 가지고 매순간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는 이와 알아주는 이 아무도 없지만, 보안요원들은 이처럼 학교와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그가 보안요원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민원은 문을 열어달라는 전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강의실이나 건물에 짐을 두고 왔으니 문을 열어 달라는 전화가 온다. 그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 언제라도 전화 오면 처리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강제로 문을 열기보다 전화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늦은 밤에도 안전하게 귀가하는 학생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늦은 밤에도 공부를 하느라 남아있는 학생들을 보면 무척 대견하다”며 “그 친구들이 밤에도 맘 편히 학교에 있을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내에선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남궁 씨. 그는 오늘 밤에도 가볍게 커피 한 잔을 들이키며 다시 그 외로운 자리로 돌아간다.

송태화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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