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공방 ‘토리’ 신영연 대표

최근 2~3년 동안 춘천에 도자기 공방이 많이 들어섰다. 도자기 공방들은 색깔과 느낌은 물론 공방마다 만드는 도자기의 종류와 도자기를 굽는 가마까지도 천차만별이다. 전통 방식의 도자기를 굽는 공방, 도자기에 페인팅을 하는 공방, 틀로 찍어낸 작품을 판매하는 공방 등. 춘천 거두리에는 유달리 눈에 띄는 도자기 공방이 있다. 바로 ‘도예’를 가르치는 공방, ‘토리’. 10년 전쯤 이곳에 터를 잡은 ‘토리’의 신영연(38·여) 대표를 만났다.

“토리는 도자기를 통해 마음을 열고, 흙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공방”이라는 그녀에게 도자기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다. 토리는 ‘土(흙 토)’와 ‘異(다를 리)’를 써서 ‘흙으로 빚어낸 모든 것은 그 특별함이 다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토리의 대표인 그녀는 도자기를 전공했지만, 지금처럼 ‘도자기 삶’을 살게 될 줄은 몰랐다. 원래는 미술치료와 특수아동 교육 등을 했는데, 어느 날 춘천교육문화관에서 도자기를 가르쳐보겠느냐는 제의를 해 이후 10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가 이 아이들에 대한 도자기 교육을 포함해 도자기와 인연을 맺은 것도 어느새 19년째. “작품은 ‘쓰임’이 있는, 내가 쓸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그녀는 마찬가지로 사람에게도 ‘쓰임’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녀가 도자기를 가르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학생들 스스로 쓰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때”란다.

1년 동안 자폐와 학습부진 등 특수학급 아이들을 가르쳤던 그녀는 자신을 ‘학교 밖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특수학급 아이들을 “우리 아이들”이라고 소개할 때는 흙으로 빚은 도자기와 같은 자연스러움이 묻어나왔다.

그 아이들이 도자기를 만들어 학교에 전시했을 때 교사들이 “정말 이 애들이 한 거야?”라며 놀랐었다고. “우리 아이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서 뿌듯했다”고 말하는 그녀는 “보통 학교에서는 흙을 던져주고 ‘만들어봐!’ 하는데, 도자기는 흙 놀이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도예는 “생활 속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란다. “언제나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꿈을 꾸라”는 그녀는 오늘도 도자기와 인생을 빚는다.

원은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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