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자리에서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의 책

누구에게나 낯익은, 한 번쯤 만나본 민들레

누구나 길가다가 민들레를 만나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 인도길, 찻길, 공원 등 번식력이 강하기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민들레….

노란 꽃잎과 초록 잎사귀는 눈에 쏘옥 들어올 뿐만 아니라, 꽃이 지고 솜털 씨앗 가득한 민들레는 나도 모르게 저절로 손이 가게 하는 강한 마력이 있다.

언젠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조카와 어른인 내가 한참 놀다가 어색해진 상황에서 만난 민들레! 반가운 마음에 얼른 꺾어서 솜털 가득한 민들레를 ‘호~오’ 불며 즐겁게 함께 보내게 해준 고마운 민들레! 그 민들레를 한 권의 고운 그림책 《민들레는 민들레》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자세히, 가만히 들여다보다

표지에는 하늘빛을 담은 예쁜 바탕에 노란 민들레와 민들레 홀씨가 담긴 화분이 그려져 있다. 그림책에는 어디선가 날아온 홀씨 하나에서 싹이 나고, 잎이 자라고, 꽃줄기가 나서 꽃이 피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어느덧 씨가 맺혀서 날아간다. 특히 씨가 맺혀서 홀씨가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은 탄성을 자아낼 만큼 아름답다.

하지만 이 그림책을 한 번 읽고 나니 뭔가 허전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았다. 처음 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부분들이 들어왔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림책을 그린 작가의 애정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표지에도 숨겨진 다른 토끼, 가로수 주변에 숨겨진 여러 가지 쓰레기 보물들, 펼쳐진 꽃밭에 숨겨진 여러 가지 동물 등…. 아이들과 함께 찾아가며 소소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또 다시 읽을 때는 소리 내어 읽었더니 또 다른 감동이 찾아왔다.

‘민들레는 민들레/ 여기서도 민들레/ 저기서도 민들레/ 이런 곳에서도 민들레는 민들레/’

우리의 삶 속 곳곳에서 만났던 그 민들레의 모습, 그 속에서 민들레의 빛깔을 잃지 않고 꿋꿋이 있었던 그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민들레의 꿋꿋함, 강인함이 느껴졌다.

우리 모두는 민들레!

우리 모두는 일상 속에서 각각의 모습을 살아간다. 그 일상이 힘들고 지쳐서 때로는 좌절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민들레’로 피어났다. 그곳에서 있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것처럼, 우리는 ‘민들레’로 빛나고 있다. 힘들지만 잘 버텨내고, 또 한 해를 열심히 살아낸 나와 당신은 아름다운 ‘민들레’!

양혜선 (신남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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