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나무의 역사
‘향기가 나는 나무’라는 뜻의 향나무.
제사에 향을 피워 올릴 때 사용하는 향나무는 우리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향을 피우는 행위는 곧 종교적 의식이다. 향의 역사는 약 4~5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간과 신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로 고대 이집트인들은 향기로운 나무, 즉 향나무를 태워 그 향을 신에게 바쳤다. 우리나라에서 향을 사용한 문화는 372년 경 고구려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시작됐을 거라 추측된다. 향은 제사를 지낼 때 혼을 불러온다고 해 지금도 장례식이나 제사에 사용되고 있는 생활유산 중 하나다.

춘천의 보호수 1호
춘천에서 눈여겨볼 만한 향나무는 3그루 정도다. 그 중 두 그루가 서면 금산2리 마을회관 앞에 있다. 멋진 자태를 뽐내며 마을 어르신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정자목으로 500년 이상 마을을 지켜왔다. 쌍둥이처럼 2그루가 마주보며 자라고 있다. 키가 14m 가량 솟아올라 있는 것이 아주 품격 있어 보인다. 이 나무는 도로 옆 탁 트인 공간에 자리를 잡고 행인들에게 다리쉼을 주던 마을의 상징이다.

아래부터 비틀리며 올라간 나무줄기는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한 모습으로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킨다.

마을사람들에게 사시사철 같은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어 고향의 아이콘으로 각인되고 있다. 엄마의 품처럼 언제 봐도 든든함을 간직한 나무는 오래도록 마을을 지켜나갈 것이다.

암수 한 그루 나무
향나무는 측백나무과에 속한 상록교목으로 처음에 나온 가지는 녹색이지만, 3년 정도 지나면 갈색으로 변했다가 7~8년 후에 비늘 모양의 껍질이 생긴다. 암수 한 그루이고, 4월경에 꽃이 피었다가 이듬해 가을에야 열매가 익으며 재목은 향을 피우는 용도 외에 조각이나 가구의 재료로도 쓰인다.

우리나라를 비롯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특히 울릉도가 향나무 산지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남벌되어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나무의 향은 향수처럼 사용되기도 했다. 향을 담은 주머니 향낭은 멋쟁이의 품위를 지켜주는 징표이기도 했다. 향나무로 만든 가마는 에쿠스급으로 많은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은은한 향기와 좋은 에너지를 퍼뜨리는 향기 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문득 시골 장날에 혹시 예전에 팔던 향나무 토막이 나오는지 궁금해진다. 제삿날 향나무 토막을 깎아내며 조상 모실 준비를 하시던 아버지 모습이 떠오른다.

김정운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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