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유지용수 개발사업 추진…“폭포 이미지 훼손 우려”

춘천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구곡폭포 유지용수 개발사업 실시설계 예산 1억원을 반영해 일부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10월 24일 촬영한 구곡폭포

지난 11일 황찬중 시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춘천시가 많은 관광객에게 사랑받아온 구곡폭포를 인공폭포로 바꾸겠다고 한다” 며 “물이 부족하다고 구곡폭포에 관로를 깔고 인공폭포를 만든다면 이것은 폭포의 격을 바꾸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황 의원이 주장하는 ‘구곡폭포 유지용수 확보사업’은 춘천시 관광개발과가 내년도 예산에 책정한 1억원과 2016년 추경안에 포함된 5천만원 등 1억5천만원의 예산으로 추진하는 ‘구곡폭포 유지용수 확보를 위한 실시설계사업’이다.

황 의원에 따르면 춘천시가 추경안 심사에서 구곡폭포 하부에 보를 설치해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을 가둔 다음 관로를 이용해 재활용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춘천시가 올린 예산에는 실시설계 예산만 들어 있을 뿐 사업비 예산은 없다. 구곡폭포 관광지 정비사업 예산에는 이 외에도 배수로 정비 예산 1억원도 반영돼 있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폭포의 물을 재활용한다는 발상은 수질악화로 인한 냄새 등 폭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로를 매설해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관광객이 알게 되면 구곡폭포의 이미지는 인공폭포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황 의원은 “춘천시가 유지용수 확보를 위해 폭포의 물을 재활용하기보다는 이미 건설돼 있는 문배마을 저수지를 이용해 하류로 물을 흘려보내는 방법이 실효성이 높고 인공폭포라는 이미지 훼손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민 이아무개 씨는 “개발만능주의가 아니라도 관광진흥이 목적이라면 다른 방안도 많이 있을 텐데 모든 걸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는 듯싶다”며 춘천시의 행정 편의적 사고에 혀를 찼다.

강촌지역 주민들도 폭포수 재활용에 대해서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소로 알려진 구곡폭포가 자칫 인공폭포라는 오명을 쓰게 되면 오히려 지역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다. 실명을 밝히길 꺼려한 한 강촌주민은 “강촌지역에도 이 문제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구곡폭포는 해마다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인근에 강촌, 문배마을, 검봉산이 있어 4계절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춘천시 예산안에는 이외에도 구곡폭포 캠핑장 조성 예산 5억원이 반영돼 있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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