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전문 ‘우리식당’

“아무리 힘이 되는 사람도 하루 세 번 만나지는 않습니다. 밥이 힘입니다.”

얼마 전 이천의 한 식당에 들어섰을 때 눈에 들어왔던 글이다. 근화동 춘천중 앞 골목에 있는 ‘우리식당’ 앞에 서니 간판에 메뉴와 함께 밥숟가락 그림이 먼저 눈에 띈다. ‘힘이 되는 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과 동시에 식당문을 열고 들어갔다.

스산한 바람이 부는 11월, 우리식당 안은 연탄난로로 훈훈했다. 일행은 밥과 어울리는 갈치조림, 동태찌개, 제육볶음 등 서로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하고,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발표가 있을 거라는 TV 보도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상실감의 무게만큼 더욱 고파지는 배. 보글보글 동태찌개 끓는 소리가 어떤 사람의 일방적인 담화보다 담백하다. 뜨끈하면서 칼칼한 동태찌개의 국물 맛. 역시 ‘아, 이 맛이야~!’ 무조건 맛있다.

이래서 사람은 가장 힘들 때 밥을 먹어야 하고, 인간은 밥심으로 살기에 죽을 것 같을 때 더 밥을 챙겨먹고 힘을 내야하는 게 아닐까 싶다. 우리식당을 찾아오면서 골목을 헤매고, 왔던 길을 되돌아 갈 때도 있었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 기대고 찾아와 허기진 배를 채우듯….

서로의 상처를 가늠하다 배고파지면 시간이 더디 가는 춘천중 앞 근화동 골목으로 느린 걸음을 옮겨보자.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는 든든한 밥 한 그릇에 지금도, 또 먼 훗날에도 밥처럼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건 어떨까?

2016년 끝자락에 문득 멈춰 서서 《춘천사람들》과 함께 한 ‘내 맛대로 맛집’을 찬찬히 돌아본다.
우리식당
강원도 근화동 711-2
(공지로 442-23)
033-253-7832

 

신선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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