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문화재단’ 주축 돼 시장골목 변신 중
문화적 다양성은 아직 ‘미흡’

춘천의 구 도심이 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젊은이들이 찾고 있는 육림고개와 도시재생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번개시장의 변화가 눈에 띈다.

요선동은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됐다가 도청과 시청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다. 술집과 밥집이 요선동 골목을 가득 메웠고, 명동과 함께 춘천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거리였다. 그러나 도심 공동화로 차츰 낙후되기 시작했다.

최근 요선동 골목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월곡문화재단’ 주축으로 요선동 골목 안으로 문화를 끌어들이는 시도가 시작된 것.

지난해 8월 박인환 시인이 서울 종로에서 운영했던 서점의 이름을 따온 중고책방 ‘마리서사’를 시작으로 어린이책방 ‘올챙이’, 인문학서점 ‘미네르바 부엉이’ 등의 책방이 서너 달만에 연이어 시민들에게 선을 보였다.

또한 지난달 24일에는 갤러리 겸 베이커리 카페인 ‘그 옆집’이 문을 열었다. 올 초에는 바로 그 옆에 3층 규모의 베이커리 겸 출판사, 사랑방이 오픈될 예정이다. 월곡문화재단은 ‘요선동을 문화의 거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또한 앞으로도 더 많은 상가와 작가를 섭외해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그동안 요선시장 골목은 기관들 대상으로 장사를 하다 보니 음식점과 주점이 주를 이뤘다. 다양한 업종이 자리하지 못해 기관이 쉬는 날이면 시민들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를 감지한 월곡문화재단이 기존 시장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매장을 선보여 관심과 좋은 평을 얻고 있는 것.

현재 골목의 변화는 책방이나 카페 등 인문학 분야에 치우쳐 있다.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문화가 어우러져야 한다. 시장거리에서 이러한 시도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민들과 상인들의 소통을 통해 쌍방향으로 가는 길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참고할 만하다.

지금 요선동 골목에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김정운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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