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평생고기도매센터 이현란 대표

후평동 현대3차아파트 앞 후평생고기도매센터.

17년째 이곳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현란(51) 씨는 29년 전 남편을 따라 춘천에 왔다. 10년 동안은 아들, 딸 두 아이를 키우며 가정주부로 지내다 1999년부터 남편과 함께 가게를 운영했다. 처음 정육점을 시작할 땐 고기도 잘 식별하지 못했던 초보. 하지만 지금은 정육점부터 도매까지 모두 맡아서 하는 베테랑 사장이 됐다.

도매센터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열려 있다. 예전에는 명절 이틀을 빼고는 쉬는 날 없이 일했지만, 지금은 일요일마다 꼭 쉰다. 지금까지 먹고 사느라 바빠서 여행도 잘 다니지 못하고, 별다른 취미생활도 하지 못했다. 이제는 볼링처럼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고 싶다.

정육점과 편의점을 함께 운영할 때는 정말 힘들었다. 그 5년 동안이 가장 바쁘게 일하고, 마음고생도 많이 했던 시절이다. 그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자녀들이 있었기 때문.

“이제는 아이들이 취업도 해야 하고, 같이 무언가를 할 시간이 없지만 잘 커줘서 고맙다”는 그녀.

그녀의 원칙은 ‘내가 먹을 수 있는 고기를 손님에게 팔자’, ‘최상의 고기를 정직하게 팔자’다. 그래서 고기도 일주일에 2번 서울에서 경매를 받아 내려온다. 많이 남지는 않아도 꾸준히 오래 장사하자는 생각에 한우도 제일 좋은 것으로 가져온다. 이것이 이곳 고기의 자부심이다.

그녀는 장사하는 사람치고 큰 욕심이 없다. 그저 나와서 일하는 것이 좋고, 내 가게에서 자유롭게 음악 듣고 드라마 보며 컴퓨터 하는 것이 즐겁다. 매장도 붉은 조명의 일반 정육점이 아니라 카페처럼 예쁘게 꾸몄다.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경기가 안 좋은 요즘이지만, 그녀는 그저 꾸준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70살까지 일하고 싶단다.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과 소신 있는 그녀만의 원칙이 지금까지 가게를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김지연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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