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숨을 쉬며 살고 있다. ‘숨이 넘어갔다. 목숨이 끊어졌다’라는 표현은 ‘숨쉼’이 정지돼 사망했다는 뜻이다. ‘숨쉼’은 들숨과 날숨을 유지하며 쉬는 듯이 자연스럽게 목숨을 보존하는 것이다. 이것은 뇌의 연수에 위치한 ‘숨뇌’에 의해 자동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조절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세상 살아가는 것이 숨 막힐 정도로 갑갑하다”고들 말하기도 한다. 타인이 내어 쉰 이산화탄소만 들이쉰 것은 아닐 테지만, 이것은 어항 속의 물고기들이 산소부족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 과장된 상상이 전혀 아니다. 산업화 이래 인류는 숨뇌에 의한 자연스러운 호흡을 이탈해 뇌의 가운데에 있는 본능적 시상하부와 뇌의 표피에 있는 교활한 대뇌피질에 의한 불규칙적이며 숨가쁜 호흡을 해왔다. 그 결과 엄청난 기후변화와 자연재앙을 인류는 경험하고 있다.

몸은 단위세포들과 다양한 종류의 세포조직 및 기관들로 구성돼 있는 하나의 공동체다. 한 나라로 보면 국민들로 이루어진 국가사회공동체와 유사하다. 사람이 숨 쉬듯이 몸의 각 세포들도 숨을 쉰다. 세포호흡을 통해 세포속의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세포 주위의 체액으로 배출하고, 영양분과 산소를 세포내로 흡수한다. 체액에 녹아있는 기체들은 모세혈관을 경유해 폐호흡을 통해 외부세계와 교환된다.

세포들은 세포 사이의 액체 환경 측면에서 완벽히 민주적이며 평등하다. 항문의 세포들이 입술의 세포들보다 천하거나 개돼지 취급을 받지 않는다.

이는 개별 세포들과 다양한 기관계의 상이한 작용들이 말초 및 중추 신경계에 의해 조화롭게 통합·조절되기 때문이다. 몸의 수평 및 수직적 생체정보처리 시스템인 뇌신경계는 개별 세포와 전체 개체의 내외적인 모든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지하고 정보를 연합해 신속하게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한다.

뇌의 수직적 정보처리체계에서 큰 통령 중추역할을 하는 곳이 전전두 연합정보처리 영역이다. 사회 속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간관계 특성들이 이곳에서 결정된다. 전전두 뇌 기능의 장애 중에는 ‘반사회성 인격장애’와 ‘의존성 인격장애’가 있다. ‘의존성 인격장애인’이 ‘반사회성 인격장애인’을 만나면 그의 호흡에 동조화돼 좀비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은 완벽하지 않다. 다양한 내외적인 위험요인들에 늘 노출되며, 언제나 병적인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30%의 사람들 몸속에 숨어있는 톡소포자충이란 기생충이 특정 조건하에서 중추뇌신경계를 감염시켜 좀비와 같은 이상한 행동을 유발시킨다고 보고했다.

2017년! 너와 나! 함께 편히 숨 쉬며 살자!

신형철 (한림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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