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간동고 학생들 ‘작은 학교 통폐합’ 반대 서명운동
도내 18개교 3천여명 학생 참여 이끌어내
도 교육청, 작은 학교 살리기 위해 올 4월 재단 설립

간동고 학생동아리 ‘아고라(부장 강태욱)’는 지난 3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소규모 학교 통폐합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18개 고등학교 학생 3천여명이 참여한 서명용지를 도교육청에 제출했다.

간동고 학생동아리 ‘아고라’ 회원들의 토론 장면

학생들은 “우리 간동고등학교 아고라 동아리는 정부와 시민이, 사회와 개인이, 인간과 인간이 소통하는 사회를 소망하며 이 기자회견을 시작한다”고 말문을 열고, 교육부에 대해 일방적인 소규모 학교 통폐합 중단을 요구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간동고는 전교생 40여명의 소규모 학교지만 간동면 마을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마을에서 유일하게 학생들이 성장하는 곳이고, 마을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곳이다. 학생들은 “‘작은 학교가 살면 마을이 살고, 마을이 살면 사회 전체가 산다’는 원리를 자연스레 느끼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현재 교육부가 ‘적정규모 학교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추진하고 있는 작은 학교 통폐합으로 학교와 마을공동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껴 지난해 7월부터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반대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명운동은 교육부의 적정규모 학교 권고기준에 따라 초등학교의 80% 이상이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되는 화천, 횡성, 영월, 고성 지역을 중심으로 각 학교 학생회에 직접 연락해 진행됐다. 특히 횡성지역 고등학교연합회는 서명운동을 함께 추진해 약 1천여명의 서명을 받았고, 양구여고와 양구고가 동참결의문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들은 약 5개월에 걸쳐 간동고, 화천고, 사내고, 정보산업고, 양구여고, 양구고, 강원외고, 홍천여고, 서석고, 내면고, 횡성고, 둔내고, 안홍고, 횡성여고, 고성고, 영월고, 주천고, 상지여고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해 총 3천170명의 서명을 받았다.

학생들은 대부분 법률과 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이 아니지만 모교가 사라지고 마을공동체가 붕괴되는 위험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어서 행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기 때문에 소규모 학교 통폐합 문제는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학생들은 교육부장관이 시·도교육청, 지역주민, 교사들과 소통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고라’ 부장 강태욱 군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론화의 바람이 있었다”면서 “진취적인 소망과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의 의미로 끝까지 이어 교육부의 정책변화를 이루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6일 강원도 곳곳에서 학교와 이웃과 마을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1982년부터 2016년까지 강원도에서 사라진 학교가 446개이며, 현재 남아 있는 666개 학교 가운데 절반 수준인 311개교가 통폐합의 위기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안타까운 마음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며 작은 학교와 사회적으로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을 더 섬세하게 돌보기 위해 오는 4월 ‘강원교육희망재단’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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