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숯불닭갈비집 유성희·이병화 부부

후평3동 먹자골목에서 숯불닭갈비집을 운영하는 가정주부와 퇴직 공무원 부부를 만났다. 시작은 부인인 유성희(59) 씨가 먼저 했다. 벌써 17년이 지났다. 지인이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를 추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부업으로 5년 정도 해보려고 시작했던 일인데, 공무원이던 남편 이병화(64) 씨가 명예퇴직을 하게 되면서 부부의 직업이 됐다.

2015년 2월 친척 결혼식장에서. 왼쪽부터 이병화·유승희 부부, 딸, 사위, 아들.

평소 음식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음식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부인 유 씨, 공직생활을 오래 해 자영업이 낯설고 적응하기 힘들었던 남편 이 씨. 처음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각자의 역할을 잘 나눠 일하니 크게 부딪히지 않고 호흡이 잘 맞는다.

보통 다른 사람이 하던 음식점을 인수하면 단골손님들은 맛이 달라졌다며 많이 떨어지곤 한다. 하지만 먼저 주인의 그 맛을 지키고, 오히려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 때문에 그 옛날 단골손님들이 지금까지도 발길을 이어 오고 있다.

부부는 연중무휴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가게 문을 연다. 집안 내 중요한 경조사가 있는 날을 빼고는 항상 가게를 연다. 가장 바쁠 때는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이다. 그에 비해 11월과 12월은 1년 중 가장 한산하다. 그녀는 이 시기에 좋아하는 시를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자녀들이 중학생 때부터 가게를 시작했다. 매일 가게 문을 열다 보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 사춘기 시절 여행 한 번 같이 가주지 못한 것이 늘 미안함으로 남는다”며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내는 부인 유성희 씨.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모를 믿고 자녀들이 바르게 커 줘서 고맙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녀의 바람은 그저 “소박하게 사는 것”이다. “남편도 나도 이제 나이가 있다 보니 큰 꿈이나 배우고 싶은 것이 있기보다는 소박하게,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그녀는 “열심히 운동하면서 가족들도 챙기며 이제라도 가족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김지연 대학생기자

 

 

 

 

저작권자 © 《춘천사람들》 - 춘천시민의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