似 而 非

[비슷할 사] [말이을 이] [아닐 비]

 

진짜가 아닌 경우 흔히 사이비라는 말을 많이 쓴다. ‘겉으로 보기엔 비슷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주 다르다’는 뜻이다.

이 말의 출처는 《맹자(孟子)》 〈진심하편(盡心下篇)〉다.

孔子曰 惡似而非者 惡莠恐其亂苗也 惡妄恐其亂義也 惡利口恐其亂信也 惡鄭聲恐其亂樂也 惡紫恐其亂朱也 惡鄕愿恐其亂德也 君子反經而已矣 經正則庶民與 庶民與 斯無邪慝矣
공자가 말씀하시길, 나는 비슷하면서 아닌 것을 미워한다. 가라지(강아지풀과 유사한 볏과 식물)를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곡식의 싹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고, 거짓된 말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의(義)를 어지럽힐까 두려워서고, 입바른 말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신(信)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고, 정(鄭)나라 음악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정악(正樂)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고, 보라색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붉은색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고, 향원(촌락의 토호)을 미워하는 것은 그것이 덕(德)을 어지럽힐까 두려워서다. 군자는 근본 이치를 반복할 뿐이다. 바름을 실천하면 백성이 따른다. 백성이 따르면 사특함이 없어질 것이다.

맹자는 제자 만장(萬章)이 “한 마을이 모두 원인(原人: 점잖고 후덕한 사람)이라고 하고, 가는 곳마다 원인이라고 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공자께서 덕(德)의 적(賊)이라고 말한 까닭은 무엇입니까?”라는 물음에 “비난하려 해도 드러낼 게 없고, 공격하려 해도 공격할 게 없으며, 시류에 함께 휩쓸리며 더러운 세상에 영합한다. 충실하고 신의 있는 것 같고, 청렴결백을 행하는 것 같아 대중이 모두 그를 좋아하고 스스로도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와 더불어 요순의 도(道)에는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덕(德)의 적(賊)이라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흔히 ‘사람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 사람 중에 이와 같은 사이비(似而非)가 많다. 최근 이른바 ‘반기문 턱받이’가 구설수에 올랐다. 퇴임 직후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유엔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사무총장의 임기를 끝내자마자 귀국해 대권행보를 하며 보수의 아이콘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반기문. 이제 그런 서툰 정치적 쇼는 그만 하면 안 될까? 정치철학보다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정치마케팅에 국민들은 신물이 난다. 73세의 노욕(老慾)이 추하다. 이런 사이비(似而非)가 또 대통령이 되겠다는데, 어떻게 우리 정치가 저열(低劣)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전흥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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