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주변부로 상권 이동, 심한 경기침체 겪었지만
육림고개~중앙시장에 청년 상인들로 ‘새 바람’

약사명동은 춘천 중심부에 위치한 지역이다. 과거에는 춘천군의 부내면 지역이었다. 부내면에는 12개의 리가 있었는데, 그 중 약사원리와 일치하는 지역이 있다. 조선시대 때는 약방들이 길가에 있었고 약사원이 소재해 약사원이라 불렸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동내면 석사리 일부와 남부내면 상퇴계리의 일부를 통합해 ‘약사리’라 했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춘천읍제 실시에 의해 욱정이라 불리다 해방 후 약사동으로 개칭됐다. 이후 1998년에 약사동과 죽림동을 합쳐 약사명동으로 정했다. 관련 지명으로는 약사교와 약사리고개가 있다. 특히 이곳은 춘천의 원도심으로 올해부터 기반시설 확충공사에 돌입하기로 예정돼 있다. 명동과 지하상가, 춘천중앙시장 등과 춘천시민복지회관, 춘천교육문화회관 등이 있다.

약사명동의 행정구역은 약사동과 죽림동, 중앙로2가와 중앙로3가로 구성돼 있으며 2016년 기준 총 세대수는 1천762개이고 총인구는 3천674명으로 집계된다.

2002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 명동거리는 많은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명동거리 뒷골목에는 춘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인 춘천닭갈비를 파는 닭갈비골목이 있다. 근처에 있는 춘천지하상가에는 옷과 가방, 신발, 음식점 등 300여개의 다양한 점포들이 모여 있어 추운 겨울에는 명동거리보다 더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명동과 인접한 춘천중앙시장은 1962년 생긴 춘천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이다. 이곳에는 한복과 중년층의 옷을 파는 가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시장상가 2층에 라디오방송국 ‘낭만FM’이 개국하고, 젊은 층을 겨냥한 ‘라멘’집이 있는 등 변화의 조짐이 있다.

약사동 골목길의 벽화

죽림동에는 문화재로 등록된 곳이 있다. 바로 죽림동주교좌성당. 이곳은 2003년 6월 25일 근대건축유산 문화재 제54호로 등록됐다. 1920년 풍수원 본당에서 분리돼 설립됐다고 전해진다. 설립 당시 ‘곰실본당’이었다가 이후 1960년경부터 죽림동 본당으로 불려졌다. 이 성당은 한국의 1950년대 석조 성당건축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인다.

육림고개는 육림극장에서부터 중앙시장까지 이어진 고개다. 과거와 달리 상권들이 주변부로 이동하면서 경기침체를 극심하게 겪었다. 하지만 최근 청년 상인들이 늘면서 육림고개에도 새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의 투박함과 청년 상인들의 세련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육림극장은 엄밀히 따지면 행정구역은 운교동이다. 그러나 육림고개에서 지나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1967년도에 지어진 이곳은 이름 그대로 극장건물이다. 1960년대부터 춘천시민들에게 많은 추억의 공간이었던 육림극장은 2006년 겨울,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극장건물은 육림고개를 상징하듯 여전히 그 자리에 서있다.

약사동 망대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망대는 약사명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화재 등 감시를 하는 목적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지어진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제강점기부터 그 기록이 남아있다. 망대가 있는 산동네는 지대가 높아 다른 곳에서 망대를 보면 홀로 서있는 것 같아 보인다. 망대가 주는 특유의 쓸쓸함은 지울 수 없다. 지난 2013년과 2015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영화의 배경으로도 쓰였다. 먼저 2013년 휴먼건축다큐 독립영화 ‘망대와 망대사람들’과 2015년 개봉한 영화 ‘망대’다. 모두 춘천 약사동 망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특히 ‘망대와 망대사람들’에는 아리랑골목이나 주택가가 나오는 등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망대주변의 집들은 매우 좁은 골목들을 두고 다닥다닥 붙어있다. 조금만 가면 볼 수 있는 고층 아파트와 시장, 명동거리와 새삼 다른 세상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망대길 주택가는 약사동의 60~70년대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아리랑골목은 사람 한 명이 간신히 걸을 수 있는 좁은 골목이다. 비 오는 날에는 우산조차 쓰기 힘들다는 이 골목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TV에서나 봤던 곳이고, 어르신들에게는 어릴 적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그 외 망대길에 있는 몇몇 주택들의 벽에는 벽화도 그려져 있어 정겹다. 오순절복지재단의 보육원이 있던 건물도 그대로 자리를 잡고 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약사명동. 앞으로의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 기대가 된다.

최민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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