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마을 어르신들이 공들여 농사지은 생산물을 제 값으로 잘 팔아드릴 수 있을까? 퇴직하신 아버지를 보며 퇴직 이후의 즐거운 일자리를 만들어드릴 것이 없을까? 우리처럼 무용을 전공한 친구들이 전공을 포기하지 않고 일을 하며, 지역에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도시에선 크고 작은 지역마켓들이 넘쳐나는데, 농촌지역에선 작은 장터도 없는 곳이 많아. 지역순환을 돕고, 문화와 정보가 모일 수 있는 장터를 만드는 사람이 필요해. 아이를 키우고 나서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강원도 체인지 메이커 성과공유회’에 참여한 청소년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을 비롯해 가족, 이웃, 지역사회, 국가, 나아가 세계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때로는 나만의 문제인 듯 혼자만의 큰 짐이 되기도 하지만 슬쩍 꺼내어놓는 용기만으로도 전 세계의 문제라는 것을 확인하는 경우가 종종 위안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문제’가 많다는 말만으로도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듯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문제’가 우리에겐 ‘기회’의 반짝임이 되기도 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고픈 생각에까지 닿으면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이 기회에 얼마나 공감하느냐에 따라 현실에서의 마법도 가능해지는 것을 이젠 심심치 않게 목격하게 되는 까닭이다.

며칠 전 2017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예비)창업팀 선발을 위한 사전교육과정이 원주에서 진행됐다. 강원도 전역에서 사회적기업을 만들고자 하는 (예비)사회적기업가들이 저마다의 꿈과 희망을 품고 한 자리에 모여 3일 간의 과정으로 저마다의 사업을 확인하고, 함께 나누고 배우며 최종 선발을 준비하는 자리였다. 아이디어 수준의 사업계획부터 이미 지역에서 진행해오던 일들을 사회적기업으로 가다듬는 계획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35개 팀들의 이야기가 장터처럼 펼쳐졌다.

재미있는 것은 ‘사회적기업가’라는 이름을 준비하는 이들은 참 편안하게도 우리 이웃의 어르신, 아저씨, 아주머니, 삼촌, 이모, 친구, 동생, 딸, 아들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었고, 이들은 사업의 기회를 ‘나’의 문제에서 찾기도 하고, ‘부모님’의 문제, ‘마을 어르신’의 문제, ‘청소년’의 문제에서 발견하기도 한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따지고 보면 ‘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것인 셈이 되기도 하는 것이었다. 사회적기업가들은 바로 ‘문제를 발견’해 이것을 ‘기회로 전환’시킨 장본인들이 되는 것이고, 이들이 현실에서의 변화를 이룬다는 것은 특정인의 성장이 아닌 우리의 공통된 성장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저마다 꿈꾸는 ‘성공한 삶’이란 것이 ‘나’로부터 시작해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멋질까? 그 멋진 삶을 나와 우리가 함께 하기 위해 우린 서로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고, 작은 공감을 나누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 공감을 통해 우리의 문제는 또 다시 변화의 기회가 될 테니까.

김윤정 (협동조합 교육과나눔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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