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입춘(立春)이 지나면서 모처럼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입춘(立春)이란 24절기 중 가장 첫 번째로 ‘봄이 들어서다’, 즉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이와 관련한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보통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해빙기인 2월에는 영상과 영하를 넘나드는 큰 일교차 탓에 땅속에 스며든 물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지반을 약하게 만들어 낙석 및 시설붕괴 등의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최근 8년(2007년~2014년)간 통계를 보면 해빙기 안전사고는 절개지(54%), 축대·옹벽(21%), 건설공사장(19%) 순으로 발생했으며, 사상자는 건설공사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실제로 2014년 3월에는 북한산국립공원 암벽 등반로에서 휴식 중이던 등산객을 낙석(0.5톤)이 덮쳐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에 앞서 2009년 2월에는 판교신도시 내 터파기 공사현장이 붕괴돼 사망자 3명, 부상자 7명이 발생한 사례가 있기도 하다.

해빙기 안전사고의 경우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 건물붕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미리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 가정에서는 해빙기 기간 동안 집 주위의 절개지, 언덕 등에서 바위나 토사 등이 흘러내릴 위험이 없는지, 주변 공사장이나 도로 및 건축물 등에 지반침하로 인한 균열이나 이상징후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등산을 할 때에는 산에서의 봄은 4~5월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며, 급경사지에서는 낙석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겨울 동안 꽁꽁 얼어있던 강이나 호수도 해빙기에는 보기와는 다르게 얼음이 얇아져 있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지기 쉬워 이 시기에는 낚시 및 빙상놀이 등의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

각 지자체 및 경찰은 해빙기 안전사고 취약시설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이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고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시민들의 ‘관심’이다. 자신들의 주변을 살펴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요소가 있을 시에는 시·구 재난관리부서 및 동사무소 또는 119 등에 즉시 신고를 해야 한다. 또한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고가 가능하다. 우리 모두 미리미리 준비하고 점검하여 안전사고 없이 따뜻한 봄을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해영 (서부지구대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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