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에선 욕설과 태극기·성조기 ‘난무’…또 한편엔 자유발언 ‘만민공동회’
19일 거두리 일대…양측 합쳐 1만명 몰려

‘춘천대첩’이라 할 만했다.

19일 거두리 성우오스타 앞 8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7천여명의 춘천시민들이 김제동이 진행하는 만민공동회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 19일 일요일 오후, 춘천 거두리 일대에 1만여명의 집회 참가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춘천촛불집회에 참가한 7천여명의 춘천시민들과 수도권 등지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온 3천여명의 탄핵반대집회 참가자들이 거두리 일대의 도로를 가득 메웠다.

먼저 집회를 시작한 측은 탄핵반대자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탄핵반대집회는 5시 촛불집회가 시작되고도 한참 더 진행됐다. 군복에 태극기를 걸치고 성조기를 흔들며 쏟아내는, 광기에 가까운 욕설과 일그러진 표정. 그곳에 민주주의는 없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김제동과 함께 하는 춘천촛불’은 내내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진행됐다. 흥겨운 노래공연에 이어 진행된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에서는 남녀노소 다양한 시민들이 거리낌 없이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근처 아파트단지의 주민들도 창문 너머로 지지와 응원을 보내왔다. 시민들이 민주주의란 ‘말’에 있지 않고 ‘행위’에 있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는 장이었다.

지난해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이후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촛불과 12월 9일 탄핵소추안의 국회통과에 따른 헌재 심판, 12월 21일 공식 수사에 들어간 특검 등 4개월 가까이 이어진 탄핵정국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국정공백과 정국혼란이 지속되고, 서민경기까지 악화되면서 국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이제 이 상황을 매듭지을 때가 됐다. 새 봄에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자.

전흥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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