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우리는 북한의 교육현장인 창광유치원, 평양 제1고등중학교, 김일성대학,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등 교육시설을 방문했는데, 시설이 화려하고 각종 교육자재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당·정 고위간부 자녀들이 공부하는 현장이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북한의 학제는 인민학교(소학교) 4년, 고등중학교 6년, 대학 4년~7년제다. 명목상 의무교육은 유치원 높은 반 1년 과정과 인민학교 4년, 고등중학교 6년으로 총 11년이다. 고등중학교는 중학과정 4년, 고등과정 2년으로 편성·운영된다.

인민학교에서 대학까지 모든 학생들은 방학기간에 김일성·김정일 혁명전적지를 답사하며, 하루 2시간씩 체육활동을 한다. 또한 고등중학생들은 공장이나 협동농장에 파견돼 1주일간 노동을 하며, 혁명전적지 답사는 1일 60리(24Km), 20일 동안 무려 1천200리(480Km)를 행군한다. 이른바 천리마 행군이다.


북한은 과학영재의 특수교육을 위해 각 도(직할시)에 ‘제1고등중학교’를 설립했다. 1983년 9월 ‘평양 제1고등중학교’ 설립을 시발로 전국에 12개를 만들어 주로 과학·수학·물리 분야의 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학생소년궁전에서 거문고를 배우는 학생들

혁명유가족 및 당·정 고위간부 자녀들만 들어갈 수 있는 ‘만경대혁명학원’은 인민무력부 산하에 있는 7년제 학교인데, 입학과 동시에 기숙사에 집단 수용돼 군사조직 하에서 교육을 받는다. 러시아어·중국어·일본어·영어 등 8개 외국어를 중점 교육하는 ‘평양외국어학원’은 6년제 고등중학교 과정이다.

‘창광유치원’은 1980년 9월 1일에 개원했다고 하는데, 교직원이 150명이고 유치원생이 800명(탁아소 300명 포함)이라고 한다. 식당과 실내 물놀이장이 있고, 노래와 율동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잘 훈련된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달려들어 손잡고 안기고 하면서 어리광을 부렸는데, 습관처럼 몸에 밴 것 같았다.

‘평양 제1고등중학교’는 수학, 물리 등 자연계를 가르치는 6년제 학교다. 1학급이 20명~24명 기준이고, 총 학생이 950명 정도다. 사회, 조선역사, 문화, 교육, 수학, 물리, 화학, 외국어를 배우고, 외국어는 제1 외국어로 영어, 제2 외국어로 러시아어(또는 중국어, 일본어)를 8:2 비율로 배운다고 한다.

인민학교를 졸업하면 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평양시에는 4개 군에 각 한 개씩 총 4개 고등중학교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교는 합창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학교 합창단은 우리를 위해 약 30분 정도 공연을 했다. 2인조 아코디언, 기타, 드럼, 재즈피아노로 구성된 밴드 연주와 노래, 무용으로 구성된 공연실력은 대단히 잘 훈련된 일사불란한 행위였다. 이 학교에서만 김일성, 김책대학의 의대와 사범대에 매년 약 200여명이 진학한다고 한다.

1947년 9월 기공식을 가진 ‘김일성종합대학’은 북한에서 규모가 제일 크고, 당성이 강한 혈통들이 입학하는 학교다. 당과 수령에게 충실한 집단으로 자라고, 주체사상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 혁명유가족 및 당·정 고위간부 자녀들과 엘리트로 분류된 학생들이 검증을 거쳐 입학한다.

평양 만경대 구역에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이 있다. 평양학생소년궁전과 함께 북한의 대표적인 방과 후 교육활동 기관인데, 700개의 소규모 교육실과 장서 10만권의 도서관, 수영장, 자동차운전실습장, 체육관 및 2천석 규모의 극장이 갖추어져 1만2천여 명의 학생들이 동시에 활동할 수 있는 북한 최대 규모의 공간이다. 건물은 정면에서 바라보면 반원형인데, 1989년 ‘평양세계청년학생축전’ 개최를 계기로 세워졌다고 한다.

인민학생과 고등중학생 중에서 선발된 5천여 명의 학생들에게 총 600여명의 교사가 과학, 교육, 예술, 체육부문의 1인1기(一人一技)를 거의 도제식으로 가르치고 있다. 25명 내외의 규모로 그룹을 만들어 태권도, 농구, 배구, 탁구, 무용 등 각종 체육 종목과 아코디언, 드럼, 기타, 키보드 등 현대 악기와 거문고, 피리, 꽹과리, 장구 등 각종 전통 악기, 노래, 서예, 수예, 바둑 등 200가지가 넘는 종목을 가르치고 있었다.

또 이곳은 재능 있는 소년들을 특별교육 시키는 ‘영재교육기관’의 역할도 하고 있다. 그동안 약 900만명의 학생이 배출됐는데, 이들은 대부분 ‘평양학생소년궁전’ 출신과 더불어 북한의 핵심엘리트로 성장하고, 해외의 식당이나 공연사업소의 연예인(접대원)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오후 5시부터 약 1시간 동안 대극장에서 청년학생공연을 관람했다. 약 300명의 핵심인재로 구성된 공연단은 일사불란하게 기계처럼 움직였다. 합창은 웅장하고 무용과 춤은 화려했다. 14년이 지난 지금도 아스라이 잔영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 느낌이 새삼 매우 강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들은 외국 관광객들과 초청 손님들은 반드시 관람하게 해 북한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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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곤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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