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7차 인도여행에서 귀국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지만 아직도 인도에서 만났던 지인들로부터 거의 매일 같이 카톡이 오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사건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건, 세월호 관련 일 등이 인도 언론에도 보도되었던지 안부를 묻는다. 매우 불안해 보였나 보다. 그만큼 지구촌이 정보소통 면에서 한 가족 같이 가까운 이웃이 된 듯하다.

내가 2002년도에 처음 인도 비하르 주 파트나로 여행을 갈 때에는 여행지까지 도착하는 시간이 거의 이틀이나 걸렸지만 이제는 하루면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워졌다. 더군다나 요즘 한국과 중국의 국제관계가 악화되자 정부와 여행업계 등 산업분야에서는 13억의 인도 인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듯도 하다. 참 한심한 생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도 인구가 갑자기 늘어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필자에게 인도여행에 대한 문의가 전보다 많아졌다. 어떤 이는 인도에 부동산을 투자할 수 있느냐고 묻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에서는 ‘인도여행 짐꾸리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물론 여행의 목적과 장소에 관하여 준비해야 하는 채비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인 4인 가족의 배낭여행 중심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공항에서 무리지어 가는 여행객을 보면 한국인인지 금방 알 수 있는 표시가 바로 대형 캐리어다. 특히 배낭여행임에도 두세 개의 캐리어를 끌며 어깨에는 큰 배낭과 카메라 가방까지 걸치고 분주히 택시를 잡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첫 번째 조언은 ‘짐을 최소화하라’다.

우선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은 여권과 비자. 요즘 인도여행 비자기간은 6개월인데 비자 요금은 춘천 소재 여행사의 경우 12만원 정도 한다. 여권과 비자 복사본, 그리고 사진 2매 정도를 준비해 다른 가방에 챙겨 두어야 한다. 여행지에서 분실했을 때 매우 긴요하다. 2년 전 러시아 페테르스부르크 여행 중 소매치기 당했을 때를 생각하면 너무도 끔찍하다.

옷도 필요하면 여행지에서 사 입는다는 생각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다만 인도의 12~2월은 새벽에 매우 춥다. 호텔에는 난방도구가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물론 낮에는 덥지만. 때문에 두꺼운 파카보다는 얇은 옷을 몇 개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현금은 달러와 루피를 준비하는데 달러보다는 루피를 훨씬 많이 사용한다. 현재 1루피는 18원 정도. 보통 한 끼 식사는 우리 돈으로 4천원 정도면 먹을 만하다. 숙박비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3만원 정도. 그리고 기차여행을 할 때는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기차에 탑승할 때는 반드시 열차의 출입구에 자신의 이름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올라타야 한다. 인도 기차에는 객차 간 통로가 서로 연결돼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모기향이다. 인도는 모기천국이라 할 정도로 모기떼가 엄청나다. 때문에 일회용 모기장을 따로 설치하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은 반드시 생수를 사 마셔야만 한다는 것. 현지인들처럼 물을 마신다면 그 순간부터 여행은 포기해야 한다. 숟가락과 젓가락도 필요하다. 요즘은 식당에서 제공하는 곳이 많아졌으나 시골로 들어가면 여전히 손가락으로 밥을 퍼 먹어야만 할 테니 말이다. 간식거리로는 볶은 고추장, 김, 커피가 매우 요긴하다.

또한 기차 여행 시 자신의 짐은 반드시 기차 기둥에 묶어 두어야만 한다. 물론 자물쇠는 필수. 자고 일어나면 이미 내 짐은 사라지고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파스나 지사제, 해열제, 소화제, 일회용 밴드, 마스크 등도 준비하면 유시시를 대비할 수 있다. 카메라와 보조배터리도 잊지 말자.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두루마리 휴지.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하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낭패를 당한 일이 어디 한두 번인가!

그밖에 전기코드와 다기능 콘센트. 나는 물 끓이는 소형 전기코일을 휴대하고 다닌다. 마지막으로 탑승하는 항공기 화물의 한계용량을 파악해야 한다. 저가항공은 20kg인 경우 부과금을 물어야 하기에 자칫 첫 출발부터 여행기분을 망칠 수 있다. 무거운 소형은 기내 배낭에 넣고 탑승하고, 가볍고 덩치 큰 놈은 화물칸에 담으면 부과금을 면하는 방법이 있기도 하다.

그동안 사랑해주신 애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지면의 문을 닫는다.

 

김홍주 (성수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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