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성장과 빈곤문제 해결 위해 지속적 노력

자활기업은 영업활동 범위에 따라 3개 유형으로 나뉜다. 일단 모든 자활기업들은 시군 단위 기초지자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역자활센터 지원으로 사업단을 거쳐 기준에 의해 지자체로부터 자활기업 인증을 받는다. 이때부터 자활기업이 되며 별도로 ‘지역’을 붙이지는 않는다.

가동 중인 로컬이앤알 공장 전경(영월)

시군지역의 경우 인구규모도 작고 시장도 좁다. 제한된 공간이고 경쟁도 치열하다. 자활기업 참여자들 대부분은 이미 일반 노동시장에서 한참 밀려난 사람들이고 영업활동이나 기업경영을 해 본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런 사람들이 자활기업을 만든다고 없던 경험이나 전문성이 갑자기 생기는 것은 아니기에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정은 쉽지 않다. 물론 지역자활센터가 그나마 ‘비빌 언덕’이 되어 시장개척이나 영업,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자활기업으로서 참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도 한계가 있다. 지역자활센터 직원들이라고 모든 영역에서 탁월하거나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지역자활센터도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복지부는 자활기업 육성책의 일환으로 사업의 규모화 내지는 광역화를 권장, 지원하고 있다. 광역자활기업, 전국자활기업을 구성한 배경이다. 그렇게 자활기업의 세 가지 유형이 만들어졌다.

펠릿 생산 모습

광역자활기업이 되는 경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사업단이 2개 시군에 걸쳐 사업단을 공동운영할 때 광역지자체 지정을 받아 ‘광역자활사업단’이 된다. 그리고 이 광역자활사업단이 2~3년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광역자활기업이 된다. 또 하나의 경로는 시군단위 자활기업이 두 개 이상 모여서 하나의 자활기업을 만드는 경우다. 또 2개 시도 이상의 자활기업 또는 광역자활기업이 모여서 하나의 기업을 만들면 ‘전국자활기업’이 된다. 전국자활기업도 광역자활기업과 마찬가지로 전국자활사업단을 거쳐 전국자활기업으로 전환하는 경우까지 포함해 두 가지 경로가 있다.

광역이 되었든 전국이 되었든 지역단위의 단일한 기업조직을 벗어나 광역으로 묶거나 전국단위로 묶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전국은 고사하고 광역자활기업 하나 만들기도 쉽지가 않다. 작은 자활기업이라도 독립경영체고, 각 기업들이 다져온 기반과 영업 및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 그리고 사업방식이 있다. 그렇게 각기 다른 경영환경을 가진 자활기업들이 모여 광역자활기업을 만드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어렵다. 이런 업무를 담당하는 광역자활센터가 전국에 14개가 있지만 각 지역별로 광역자활기업들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거나 아예 없는 곳도 있다. 그만큼 난이도가 높은 사업영역이다.

강원도는 강원주거복지협동조합(주거복지)을 비롯해 (유)로컬이엔알(우드펠릿생산), ㈜드림클린(특수청소) 3개 광역자활기업이 있고 올해 말에 자활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강원청정클러스터광역사업단(생식제조)이 있다. 이들 광역자활기업들은 만들어지기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그렇더라도 사업이나 영업측면에서 광역단위 기업을 만들어야 할 만큼의 경영적 이득이 없으면 아무리 광역자활센터에서 수고하고 공을 들인다고 하더라도 어렵다. 일례로 강원주거복지협동조합의 경우 주거복지제도 변화가 오래 전부터 제기됐고 다양한 분야의 사업수주를 위해서 광역단위 지원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니 전국단위의 여러 자활기업들을 모으는 일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국자활기업은 한국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주거복지),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르미(양곡택배) 2곳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임에도 광역단위, 전국단위 자활기업으로 묶어내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모두 자활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기 위한 노력이고, 궁극적으로 빈곤문제를 해결한다는 일관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원응호 (강원도광역자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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