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북녘땅’을 연재한 지 벌써 10개월이 됐다. 오래전 북한을 다녀와 과거를 회상하며 졸작을 보냈는데, 과분하게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 주었다. 그동안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제한된 지면에 많은 것을 전달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건 북한 사람들의 생활을 공유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머지않은 날 통일이 되어 자유롭게 다시 가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봉이 김선달’이 물을 팔아먹었다는 대동강은 Y자 모양의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평양은 이 대동강을 중심으로 본평양(本平壤), 서평양(西平壤), 동평양(東平壤)으로 나뉜다.

평양의 교통안전원

대동강 변에는 젊은이들이 띄엄띄엄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연인들이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일부 주민들은 낚싯대를 드리우기도 하는데, 안내원의 말로는 낚시로 잡은 고기를 회로 썰어 먹는다고 한다. 그 만큼 대동강 물이 맑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우 가파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50m까지 내려가 지하철을 타고 부흥역에서 영광역까지 한 정거장을 시승했다. 평양에만 있는 지하철의 길이는 총 34㎞이고 역은 17개로, 노선은 두 개다. 1973년 9월에 개통된 천리마선은 부흥역에서 개선문을 거쳐 붉은별역까지 남북으로 8개의 정류장이 있고, 1978년 9월에 개통된 혁신선은 광복역에서 김일성대학을 경유해 락원역까지 동서로 9개의 정류장이 있다. 서울 지하철 1호선보다 1년 빨리 개통된 평양의 지하철은 전쟁이 나면 핵 대피소를 겸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100~ 150m 지하에 만들어져 군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지하철은 4량 정도가 연결되고, 홈 길이는 80m로 매우 짧다.

무궤도전차 트롤리버스

평양의 대중교통인 전차는 공중에 설치된 전기선을 버스 지붕에 연결해서 레일 위로 달리는 ‘궤도전차’인데, 보통 2량 정도가 연결돼 있다. 의자가 띄엄띄엄 놓여있고, 대부분 손잡이를 잡고 서서 이동한다. 또 전기 동력을 사용하면서도 바퀴가 달린 ‘무궤도전차’ 트롤리버스도 있다. 택시가 있기는 하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외국인, 해외교포, 고급간부들 정도라고 한다. 10㎞만 가도 북한 돈으로 약 5천원에 이르니 어찌 탈 수 있겠는가?

자가용은 당과 정부의 간부들에게나 있고, 체육영웅들에게 가끔 운전기사가 배정된 승용차를 선물로 주는데 소유는 국가가 가진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모두가 수입차라서 운전석이 왼쪽에 있는 것도 있고 오른쪽에 있는 것도 있다. 오토바이는 경찰들이 타는 정도이고, 일반인들은 자전거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자전거는 그들의 재산목록 1호다. 특이한 점은 자전거를 인민보안서(파출소)에 등록하고 번호판을 달아야 한다. 번호판을 붙이지 않고 다니다 단속에 걸리면 딱지를 떼고, 벌금을 물린다고 한다.

지하철은 평양에만 있고, 전차도 도시에만 있기 때문에 시골에서는 일반 버스와 자전거, 트럭을 이용한다. 기본적인 출퇴근 수단은 기차와 버스고, 가장 확실한 수단은 자전거다. 특히 주거지와 근무지를 자의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매일 출근길 대란에 시달린다고 한다.

대부분의 거리에는 신호등 대신 교통안전원들이 지시봉을 들고 여름에는 흰옷, 봄가을에는 파란 옷을 입고 수신호로 자동차들의 흐름을 통제한다. 전력낭비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한다.

북한의 운전면허는 당이나 기관의 추천을 받고, 1년 동안 운전자양성소에 다닌 뒤 시험에 합격해야 딸 수 있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스스로 차를 수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수리와 정비까지 반드시 교육받아야 한다. 교통법규를 위반하거나 음주운전 등으로 적발되면 면허증에 구멍을 뚫고, 이 구멍이 다섯 개가 되면 면허증이 취소된다고 한다.(끝)

 

 

 

 

강성곤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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