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 카페 쿱박스에서 ‘강원도 체인지메이커(Change maker) 강사단’ 발족식이 있었다.

2017 강원도 체인지메이커 강사단 발족식

체인지 메이커란 사단법인 ‘아쇼카 한국’에서 ‘모두가 체인지 메이커(Everyone A Change maker)’라는 비전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사업이자 호칭이다. 누구라도 급변하는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역량을 경험하게 해주기 위한 취지를 가지고 있다. ‘아쇼카 한국’은 더 나은 세상을 앞당길 수 있도록 사회혁신기업가를 지원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스스로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키는 과정을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작년부터 강원도교육청, 강원도사회적경제지원센터, 협동조합 ‘교육과 나눔’과 ‘아쇼카 한국’이 ‘강원도 교육기획단’을 구성해 강원도의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다. 체인지 메이커 교사연수를 시작으로 도내 초·중·고·대학에서 학생들의 체인지 메이커 활동이 진행되었고, 캠프와 공유회를 경험하며 기대 이상의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제 한 차례의 실험(?)을 거친 경험자들이 체인지 메이커의 확산을 위해 다시 뜻을 모았다. 춘천, 원주, 강릉에서 활동 중인 각 지역의 교육사업 주체들과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체인지 메이커’라는 공통분모 하나로 뭉쳤다. 강원도 교육기획단과 교사, 교육활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지역, 소속,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곳을 향하는 ‘함께’의 여정에 닻을 올렸다는 사실이 내내 든든한 울림이 되었다.

지난해 체인지 메이커 활동을 지도했던 교사들은 올해 포부가 남달랐다. 사소할 수도 있는 짧은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변화한 것을 직접 지켜보며 교사로서의 보람과 함께 스스로도 체인지 메이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함께 경험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변화 가능성이 충분한 학교 현장에서의 확산엔 여전히 많은 장애들이 존재한다. 평가와 성적이 학생들을 표현하는 기준인 것도, 국·영·수의 정복이 가장 중요한 도전과제인 것도, 야자와 보충에 대한 선택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현실의 어려움도 여전하니 말이다. 알아버렸기에 멈출 수 없는 교사이자 체인지 메이커인 교사들은 이러한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도전하는 더 큰 의미의 체인지 메이커들이 된 셈이다.

우리는 다양성의 존중을 이야기한다. 많이 달라지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나와 다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사는 모습이나 가진 것이 달라도 우리가 본질적으로 바라는 삶의 지향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서로가 다른 모습이어도 함께 사는 세상에서 바라보는 꼭짓점은 어딘가에서 만난다. 그 꼭짓점을 공유하는 순간, 다양성은 자원이 되고 협동은 에너지가 된다. 체인지 메이커를 경험한 학생들은 그 맛을 알아챈 것 같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한 어른들도 분명 꼭짓점에 동감한 듯싶다.

이제 어쩌겠나. 맛을 잊지 못하는 이상 팔을 걷어붙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주변에 아지랑이처럼 ‘체인지 메이커’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거나 무언가 변해가는 느낌이 있다면 돈키호테가 될 ‘체인지 메이커 강사단’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보자.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물은 엎질러졌다. 젖어서 걱정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과 낯설음에 젖기를 두려워하는 것이 걱정이 될 터이다.

 

 

김윤정 (협동조합 ‘교육과 나눔’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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