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밖에서 나를 보다니 시인은 유체이탈을 경험해본 걸까? 아니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일까? 선승이 남긴 게송 같다. 아직 ‘나밖에 모르고 나밖에 없는’ 나로선 시인의 깨달음이 부럽다. 나 밖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인간은 성숙한 인간이다. 나는 나 밖에 있는 나를 언제나 만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박제영 시인을 개인적으로 잘 안다. 그와 나는 ‘A4’라는 시모임의 동인이다. 그는 면벽참선해서 이런 깨달음을 얻은 게 아니다. 아이를 둔 한 가족의 가장으로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놓지 않았던 언어를 통해 깨달은 거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내게 물을지도 모른다. 그럼 박제영 시인이 공중부양도 하냐고.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모른다고. 공중부양 하는 건 아직 한 번도 못 봤다고.

 

정현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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