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동 ‘촌두부집’

4월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 오후. 벌써 봄은 저만치 사라지고 무더운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 한낮의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린다. 요즘 다이어트와 운동을 위해 웬만한 거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자전거를 타고 춘천을 한 바퀴 돌아보려고 길을 나섰다. 소양2교를 지나 소양강처녀상과 스카이워크에 붐비는 많은 관광객들의 옷차림도 한결 시원해졌다. 춘천역 산나물축제장을 돌아보고, 공지천 자전거길을 달려 춘천교대 건너편 쪽에 있는 갤러리 ‘바라’에 도착해 정현우 작가의 ‘십이지(十二支) 동물’ 소품전 작품들을 감상했다. 갤러리에서 만난 지인들과 저녁을 함께 하기 위해 찾은 곳은 봉의산 자락 옥천동에 위치한 촌두부집.

담장을 모두 허물어 탁 트인 주변 전망이 좋았다. 메뉴는 단출했다. 두부찌개와 두부찜만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1인당 7천원이다. 이곳에서 도청과 시청 공무원들을 상대로 음식장사를 한 지가 벌써 26년째라고 한다.

50일을 작정하고 시작한 생활단식이 30일이 돼서 조절식 중이라 저녁 한 끼만 두부나 버섯요리 등 자연식만 먹을 수 있는데, 마침 촌두부집 두부요리는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하고 뒷맛이 깔끔했다. 두부요리에 곁들여 나온 노가리찜과 총각김치, 고사리무침, 콩자반 등 반찬들도 모두 맛있다. 특히 노가리찜은 주 메뉴인 두부요리보다 더 인기가 높아 이것 때문에 발길을 하는 공무원들이 많다고….

서면 박사마을에서 가져온 콩으로 매일 두부를 만들고,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혀끝에 감기는 감칠맛은 덜하지만 이보다 더한 건강식이 어디 있을까. 인심 좋은 사장님은 밥장사로 아들과 딸을 각각 파일럿과 대학교수로 반듯하게 키워냈다. 취미 삼아 쓴 붓글씨도 수준급이다. 이어지는 이야기꽃에 저녁상을 물리고도 한참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절식이 끝나고 나면 저 노가리찜을 먹으러 다시 와야겠다고 굳게 다짐하며….

촌두부집
옥천동 36-1
033)257-4388

박백광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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