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평동 공단솥칼국수

후배와 점심약속을 하고 내내 무얼 먹을까 세상의 모든 음식들을 떠올렸다. 한참 맛집 검색을 하는데, 멀리 갈 시간이 없다며 맛있는 국수집이 있다고 훅 치고 들어온다. 그저 반가울 뿐. 그렇게 찾아간 곳이 ‘공단솥칼국수’.

해물비빔칼국수와 매운해물칼국수를 시켜 놓고 매장과 주방을 번갈아 훑어보는 내 눈에 무언가 눈에 띈다. 썰고 있는 면에 촘촘히 박힌 거무스름한 점들. ‘혹시 다시마 가루?’ 궁금증에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해물비빔칼국수는 쫄깃쫄깃 하면서도 아주 얇은 면발이 목 넘김을 부드럽게 하고 새우, 홍합살, 참소라살이 넉넉하게 들어있어 해물이란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했다. 과하지 않게 들어간 콩나물이 시원하고 아삭아삭 씹는 맛도 즐겁다. 물회 같아 보이나 매운맛이 살짝 더해져 해장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

매운해물칼국수는 크기만 줄여놓은 가마솥 용기에 국수를 넣은 해물탕인가 싶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첫 국물 한 입은 라면스프를 넣었나 싶은데 몇 숟가락 더 떠먹다 보니 카레가루를 넣었나 싶게 알 듯 모를 듯한 맛이 느껴진다. 그렇게 ‘이건 뭐지’ 하며 중독성 강한 맛에 그릇을 다 비우고 나서야 그 맛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탁하지 않은 육수를 얻기 위해 당귀, 황기, 대추, 엄나무 등 9가지 이상의 한약재를 3~4시간 짧게 우린 한방육수에 게, 홍합, 오만둥이, 바지락, 새우, 백생합 등이 어우러진 맛이었다. 텁텁할 수 있는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로만 빨강이와 매운맛을 낸 것은 신의 한 수! 면발에 박힌 점들은 멸치보다 칼슘 함량이 높다는 흑임자였다. 돌이켜보니 고소했던 것도 같다.

30년 넘게 부모님이 운영하던 중국집-공단반점(식전음식으로 나오는 짜장밥도 이해) 자리에서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는 38세 젊은 사장님의 고민이 엿보였다.

해물비빔밥은 해물맛이 나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에 해산물을 갈아 만든 소스를 개발했다는 사장님의 음식에 대한 애정도 읽을 수 있었다. 해물소스 맛이 궁금해 도저히 다음을 기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단솥칼국수
춘천시 공단로 44 252-2490
영업시간 : 11:30 ~ 21:00

김남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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