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왜곡인식 심각…식이장애 10% 육박
전문가들, “극단적 체중감량, 부작용 우려 많다”

춘천 A고 재학생 윤아무개(18) 양은 중식을 신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식소에 밥을 먹으러 가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점심에 섭취하는 음식은 집에서 가져온 방울토마토와 200㎖ 저지방 우유가 전부. 그것만 먹고선 배고프지 않느냐는 질문에 윤양은 “공부할 때, 허기가 져 집중이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살을 빼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다이어트’는 중요한 화두다. 윤양에 의하면 한 반에 약 1/3이 되는 학생들이 살을 빼기 위해 식사를 조절한다. 이들은 쉬는 시간 틈틈이 몸도 움직인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리면, 몇몇 친구들은 교실 뒤에서 스쿼트 등의 운동을 하느라 바빠요.”

남학생도 예외는 아니다. 춘천 B고 3학년인 최민수(19) 군은 저녁을 먹지 않는다. 학업 걱정으로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만 먹어 살이 급격하게 쪘다는 이유에서다. 입시에 집중해도 모자랄 상황에 다이어트까지 하려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그의 몸무게는 173㎝에 64㎏. 체질량지수(BMI·㎏/㎡)론 지극히 정상이다.

최군처럼 BMI지수가 정상임에도 자신의 체중을 왜곡해서 인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5년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비만이 아닌 여자 청소년 34.7%, 남자 청소년 20.7%가 자신이 살찐 편이라고 생각했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인해 식이장애를 앓는 청소년도 허다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3.2%가 섭식장애를 겪고 있으며, 치료를 받지 않는 청소년까지 합치면 10%에 육박한다.

이에 대한 원인으론 외모지상주의의 심화와 마른 몸매가 유행처럼 번진 사회현상을 꼽을 수 있다. 옷을 입었을 때 예쁘게 보이는 체중을 정리한 ‘미용 몸무게’ 표를 인터넷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이 그 예다. 여기엔 여자 키 160㎝에 미용 몸무게를 47.4㎏으로 적어 놓았다. 같은 키의 평균체중이 56.3㎏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가벼운 몸무게다.

TV 등 매체에서 연예인이 체중감량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도 과도한 다이어트 열풍에 한몫을 하고 있다. 연예인처럼 날씬한 몸매가 되고 싶어 이를 따라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실제로 ‘아이유 다이어트’란 말까지 생겨났다. 그녀는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이어트 할 때, 아침은 사과 1개, 점심은 고구마 2개나 바나나 2개, 단백질 탄 물 1잔을 먹는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체중감량을 시도하더라도 극단적인 방법으론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며 “성장기엔 필수적으로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가 있는데, 이를 거르면 성장 방해·빈혈·골밀도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왕지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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