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6월인데 한낮에는 수은주가 35도를 오르내린다. 바다로 달려가 벌써부터 목만 내놓고 철썩이는 섬들과 함께 뒹굴고 싶다. 유명하다는 섬은 이름값을 했다. 아름다웠다. 아직 가보지 못한 섬들도 역시 아름다울 것임에 틀림없다. 사느라고 잊었던 내 안의 섬, 어디 있는지 어떤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둘러보고 싶지 않은가? 사실, 늘 그리웠지만, 참았고, 외면하였으며, 지금도 꾹꾹 누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늦었더라도 정성껏 뒤적이다 보면 진주 한 알 얻을 수 있을까? ‘노오력의 배신’¹이 도사리는 사회라 할지라도, ‘삶이란 기어오르는 것’²이기에.

원효대사도 한 말씀 하셨단다. ‘大海無津, 汎舟楫而能渡, 虛空無梯, 翩羽翼而高翔’(큰 바다에 나루 없더라도 배 띄워 건너고, 허공에 사다리 없더라도 날개 펼쳐 높이 오르라)³

1. 조한혜정·엄기호 저서
2. 졸저 《문턱》 ‘텃밭’ 중
3. 손성필 해설 《동문선(東文選)》 〈본업경소서〉 중

송병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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