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성심병원 이의섭 간호사

간호사라는 직업은 주로 여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만큼 남자 간호사가 드문 것이 사실이다. 현재 춘천성심병원에 재직 중인 간호사 500명 중 남자간호사는 30명. 성심병원 정형외과 소속의 이의섭(29) 씨가 그 30명 중 한 명이다.

그는 5년 전 아버지가 힘들게 병마와 싸우다 끝내 돌아가시는 것을 보면서 남아있는 가족들을 잘 보호하고, 몸이 안 좋은 환자들은 내 가족처럼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에 간호사를 꿈꿨다.

여자들 사이에서 일하다 보니 의사소통이 남자들과는 많이 달라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문득 남자 간호사와 여자 간호사가 하는 일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증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하는 업무는 동일해요. 하지만 환자들이나 무거운 물품을 옮기는 일 등 힘을 많이 쓰는 일에는 남자 간호사를 많이 찾죠.”

그는 한림대 간호학과를 나와 국가자격증 시험에 합격해 올해로 만 3년째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야간근무를 오래 하다 보니 체력적인 한계가 있을 때도 있고, 환자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모습을 볼 때면 심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3년 전 신입 때 만난 환자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넬라톤이라고 소변을 보기 힘든 환자들의 소변을 일시적으로 빼주는 게 있어요.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였는데, 6개월 이상 야간근무 동안 3시간 간격으로 넬라톤을 해드렸어요. 부서를 옮긴 후, 3년 정도 지나서 다른 병동에서 그분을 뵈었는데, ‘그때 많이 힘들지 않았냐’며 ‘덕분에 지금 약 복용만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해서 많이 뭉클했어요. 제가 돌본 환자들 중 그분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간호사란 많은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이 필요한 직업이다. 사람의 생명이 달린 일이라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기본이다. 또 나보다는 환자와 가족들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성과 배려심이 많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기회가 되면 석·박사과정을 이수해 교수가 되고 싶다”는 그는 “열심히 대학생활을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환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치료하는 좋은 간호사로 남겠다”고 전했다.

 

 

 

최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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