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천리 카페 ‘느린시간’

“요즘 ‘혼밥’, ‘혼술’이 늘어나고 있는데, 카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직접적으로 접촉하며 이야기를 형성해 나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그림을 감상하고, 서로 이야기하며 더디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가치를 경험했으면 한다.”

만천리 온누리교회 앞에 있는 카페 ‘느린시간’의 철학이다. 다소 외진 곳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카페 인테리어에서도 그런 절제된 미를 확인할 수 있다. 벽과 천장은 건물을 지을 당시의 민낯 그대로다. 벽에는 지역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카페 주인이 지역의 예술가들과 그 작품들을 알릴 목적으로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느린시간’에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메뉴들이 있다. ‘큐브라떼’와 ‘라씨’라는 음료가 대표적이다. 큐브라떼는 에스프레소를 얼린 얼음을 달달한 커피우유에 넣은 것이다. 이것은 달콤 씁쓸함으로 커피를 평소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이질감 없이 매료시킬 수 있는 맛이다. 라씨라는 음료는 본래 인도의 발효 음료를 뜻한다. 이곳에서는 플레인 요구르트와 우유를 섞어 과일과 함께 갈아 만든다. 생김새는 스무디와 비슷하지만 스무디보다 더 깊이 있고 건강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느린시간’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이른바 ‘벼룩책’이다. 한두 번 읽고 집에 묵혀 놓은 책을 가져오면 반값에 판매해 책의 새 주인을 찾아주는 것. 중매를 한 카페 주인은 판매대금의 10%를 수수료로 받고 나머지 40%는 책 주인에게 돌려준다. 단 발행된 지 5년 이내의 책이어야 한다. 한 사람에 일곱 권까지 위탁이 가능하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두 번 ‘북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책을 통해 청소년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음료와 간식을 포함해 참가비는 3만원이다.
카페 느린시간
동면 서부대성로 446-2
261-5114

 

 

 

최정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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