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는 결단이며 용서며 화해다. 인간은 수많은 마침표를 찍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점을 찍을 때만큼 두렵고 경건한 순간은 없을 것이다. 평생 깨끗하게 사는 일도 쉽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오른 뺨을 친 손바닥을 쉽게 용서하기란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용서나 화해, 잘 된 선택은 본인이나 다른 이들에게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잘못된 결정은 자리가 높을수록 파장이 커 사회나 국가를 큰 혼란에 빠뜨리고 결국엔 자기 자신마저 파멸시킨다. 또한, 마침표는 혼자 찍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결백을 믿고 마침표를 찍는다 하더라도 누군가 알게 모르게 큰 피해를 입었거나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기억하고 있다면, 아직 마침표를 찍을 자격이 없다. 누구나 시작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를 따라오는 이 점들이 마침표일까 미침표일까 ‘쿵쿵’ 가슴을 치는 아침이다.

송병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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