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화가 최영식 씨, 산문집 《바위를 뚫고 솟는 샘물처럼》 출간
북산면 청평리 산막골의 풍경과 자연의 소리 담아

소나무 화가로 잘 알려진 우안 최영식 화백이 산문집 《바위를 뚫고 솟는 샘물처럼》을 펴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산문집은 춘천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시와 소금’에서 출간됐다. 최영식 씨는 북산면 청평리 산막골의 폐교에서 생활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최씨는 2002년 지금의 폐교에 둥지를 튼 후 ‘산막골일기’라는 제목으로 지금까지 400편이 넘는 글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작가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쓴 일기를 선별해 ‘산막골 편지’라는 부제를 달았다. 4부로 구성된 산문집에는 모두 48편의 편지글이 실려 있다.

김유정문학회 전상국 이사장이 발문에서 “그는 산막골의 지음(知音)”이라고 표현했듯이 작가는 귀는 어둡지만 자연의 소리를 깨닫고 느낀다. 그런 작가가 주변 풍경과 주변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를 차분하고 깊이 있게 편지글로 엮었다.

최씨는 스스로 ‘지음(知音)’이라고 적은 ‘저자의 말’을 통해 “좋은 소리도 있지만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듣기 싫은 소리가 더 많아져 가는” 세태에서 “용기를 주고 고운 마음이 담긴 언어가 주위를 감싼다면 행복하겠다”는 소망을 피력하고 있다. 가평 북면에서 태어난 최씨는 어려서 고모집에서 자라는 등 어렵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네 살에 영양실조와 과로로 인해 청력을 상실한 후 소리와 인연이 멀어졌다. 최씨는 로맹 롤랑의 《베토벤의 생애》라는 책을 통해 “한줄기 빛을 보았다.” 그로 인해 잠재되었던 그림에 대한 열망을 확인한 시기였다.

어느 때 어느 계곡에선가 물소리가 듣고 싶어서 물가 넓적한 바위에 귀를 대고 엎드려 흐르는 물소리가 그렇게 훌륭한 음악일 수 있음에 혼자 희열에 들떴다는 최씨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에 대해 누구보다 넓은 시야를 가졌음직하다. 이번 산문집은 많은 것을 듣지만 오염된 소리가 더 많은 세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편지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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