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여년 전 수장급 무덤 추정…맥국과 연관성 제기돼

흔히 돌무지무덤으로 불리며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는 적석총 중 신매리 적석총은 청동기시대 이후인 약 2천여년 전에 조성된 수장급 무덤으로 추정된다. 춘천지역에는 일제강점기까지 다수의 적석총이 분포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남아 있는 적석총은 강원도기념물 제19호인 중도 적석총과 신매리 적석총 등 몇 기에 지나지 않아 중요한 유적이다. 역사학계 일각에서는 적석총이 춘천을 중심으로 중부지역에 산재돼 있다는 근거로 맥국과의 연관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신매리 적석총은 사적 제489호인 신매리유적에서 남쪽으로 약 190여m 떨어져 있다. 최복규 전 강원대 사학과 교수, 한림대박물관, 강원문화재연구소에서 발간한 책자와 여러 적석총 관련 논문에 소개되어 있고, 한림대박물관에서 지표조사를 실시해 보고한 바 있다. 2003년 강원문화재연구소가 간이 평판측량을 실시한 데 따르면, 규모는 남북 20m, 동서13m, 높이는 최고 3m로 확인됐다.

문제는 신매리 적석총이 그동안 여러 문헌을 통해 적석총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아직 확실히 적석총이라고 단정되지 않은 추정 적석총이라는 것이다. 한림대 고고학연구소 심재연 연구교수는 “신매리 적석총의 현상을 알고 있다”며 “춘천시의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 문화재청의 긴급발굴(소규모 발굴비용 지원)을 통해 추정 적석총의 성격을 규명할 수 있는 기회”라며 “춘천시 담당자에게 그런 절차를 알려줬지만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성격규명과 문화재 관리까지 모두 할 수 있는 데 간과했다는 말이다.

중도 레고랜드로 인해 수없이 많은 선사유적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마당에 맥국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추정 적석총이 훼손된 지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이제야 검토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춘천시 문화재 담당의 인식을 통해 춘천시의 문화재 관리실태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어 씁쓸하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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