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들의 소풍, ‘뮤즈피크닉’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찾아간다. 정해진 무대에서 기획하고 관객을 기다리는 공연이 아닌, 음악인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직접 찾아가는 이색 시민참여형 공연이 눈길을 끈다.

뮤즈피크닉을 함께 만들고 있는 뮤스펙트 소속 아티스트들.

지난 4월 첫 공연을 무사히 마친 ‘뮤즈피크닉’이 지난 주말 약사천에서 다섯 번째 공연을 펼쳤다. 삼삼오오 모여드는 시민들. 뮤즈피크닉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모습에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여느 공연이 다 그렇듯 무대를 바라보며 나란히 앉았다가, 자유롭게 자리를 이동해 공연장을 둘러싼다. 언뜻 보면, 관객들에게 연주자들이 포위된 모습이다. 연주자들은 자연스레 관객을 향해 방향을 바꾼다. 이리저리 움직이며 연주를 하는 모습. 한 공간에서 버스킹을 즐기는 모습이다.

“뮤스펙트에 소속되어 있거나, 뮤스펙트와 함께 활동을 했던 음악인들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 무대에 서는데, 일정한 틀을 정하지는 않는다. 뮤지션들이 가끔 힐링하기 위해 도심 속으로 떠나는 소풍이 콘셉트다. 연주하는 가수들도 부담 없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공연인데, 춘천을 가장 큰 주제로 계절별 소주제를 만들어 누구나 즐거워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게 목표다.”

‘뮤즈피크닉’을 기획한 ‘뮤스펙트’ 박승훈 대표의 말이다. 공연장을 중심으로 작은 부스들이 함께 열린다. 오래되고 녹이 슨 기타를 고쳐주기도 하고, 마실 나온 시민들에게 기타를 빌려주기도 한다. 또 기타를 처음 잡는 이들에게는 코드와 코드표 보는 방법을 알려주고, 기타를 조금 치는 사람에게는 즉석에서 개인레슨을 제공해 자세를 교정해주기도 한다.

언제나 음악이 흐르고 공연이 열리는 거리를 만들고 싶은 뮤지션들의 작은 움직임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에서나 작은 음악회를 열고 관객과 시민들 모두 즐거울 수 있다면 그만이다. 악기가 특정 연주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와서 만져보고 배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공원이 많은 춘천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다.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고, 그 주위로 자연스레 모여드는 사람들. 특히 공지천이 그렇다. 공연 신고를 하고 뮤지션들만 연주를 하는 춘천보다는 춘천시민 누구나 노래하고 웃고 즐거울 수 있어야 그게 춘천다움이 아닐까? 춘천은 누구의 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것이다.”

박 대표의 말처럼 동네마다 작은 공연무대는 쉽게 눈에 띄지만 제대로 활용되는 곳은 드물다. 공원 한쪽에 데크를 깔고 근사한 무대를 만들어 놓았지만, 비어 있는 곳이 대부분. 이제 그 공간들을 알차게 활용해야 한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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