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로 실비막국수

즉석에서 뽑아낸 메밀국수 위에 양념과 김 가루 등 고명을 얹고 자작하게 육수를 부어 비벼먹는 춘천의 대표 음식 막국수.

옛날 맛, 옛날 분위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실비막국수를 찾았다. 메일로 빚은 여름의 맛과 더불어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따끈한 만둣국을 찾아서.

강원도에 막국수 집이 많은 것은 순전히 메밀 덕분이다. 보통 가뭄이 든 해에는 모 대신에 메밀을 심었다. 집마다 메밀 싹이 풍년이었다. 그 덕분에 메밀은 흉년에 밥 대신 먹는 국수의 재료가 됐다. 거친 면발에 고춧가루, 마늘, 간장, 참기름으로 양념을 하고 고명을 올려 먹던 메밀국수. 대충 만들고, 금방 만들어 먹는 국수라고 해서 막국수라고 불렸다고.

살짝 언 동치미에 새까만 김 가루와 통깨를 듬뿍 넣은 동치미 물 막국수, 빨간 양념장에 비벼낸 비빔 막국수가 막국수의 주 메뉴다. 식초와 설탕을 1:1의 비율로 넣고 겨자를 살짝 곁들여 새콤달콤한 맛에 톡 쏘는 맛을 더한 다음 국수가 잘 비벼질 만큼 적당히 육수를 넣어서 먹는다. 여름철 무더운 오후에는 시원하면서 고소하고 담백한 육수의 물 막국수로, 가을엔 곱게 물든 빨간 단풍잎에 어울리는 양념장에 비벼먹는 비빔국수로 입맛을 살려보자. 이렇게 맛있는 메밀국수는 우리나라에만 있으니까.

실비막국수에는 따뜻하고 진한 육수로 끓여낸 만둣국, 고소한 빈대떡과 입에 살살 녹는 편육, 손두부 등의 요리도 준비되어 있다. 강원도청 주변 주택가에서 50년 역사를 3대가 지켜 온 춘천의 대표 막국수집, 바로 실비막국수다.

실비막국수 소양로2가 127-1번지 ☎ 254-2472

이성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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