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담사 경혜정 씨

춘천여성인력개발센터에 입사한 지 어느새 3년이 됐다. 문화예술기획자 과정 관리자로 1년 반을 일하고, 지난해 8월 취업지원센터로 발령이 나 직업상담을 해온 지도 1년이 넘었다. 직업상담사인 경혜정(34) 씨는 상담을 시작하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구직 희망자와 1:1 상담을 통해 구직을 돕고 있다.

대부분 청년들의 비율이 높은데 중·장년층의 재취업 상담도 많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사회가 불안해서인지 안정된 직장을 원하는 구직자들이 많아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한다.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의 경우는 1년 정도 상담과 지원을 해서 적절한 회사를 매칭했을 때 취업성공률이 높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구직상담을 신청하고 구직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을 만나면 가끔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땐 ‘나만 이 분의 취업을 돕고 싶은 건가?’ 마음이 아파진다. 취업상담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찾아주고 싶은데, 애써 추천한 회사를 마음에 내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때는 정말 지친다. 그러나 오랜 고생 끝에 ‘합격했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문자나 전화 한 통에 보람을 느끼고, 또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녀가 가장 마음이 아플 때는 구직자가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데 가능성이 없을 때다. 오랜 기간 면대면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내담자와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는 까닭에 취업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 무능력하다 느껴져 쉽게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가 참 힘들다. 구직자는 회사의 입장을, 회사는 구직자의 입장을 서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특히 면접 때는 구직자는 ‘내가 면접관이라면 어떨까’ 생각하고, 회사는 각자가 신입이었을 때의 마음을 돌아봤으면 좋겠다. 경력단절 후 취업과 첫 취업의 경우는 한 달은 버텨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취업의 목적을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경혜정 씨. 직장을 구하는 것이 경제적인 이유라면 다른 부분이 조금 힘들더라도 조금은 참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또 보람이 목적이라면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그것을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설령 취업한 회사를 나오게 되는 경우 절대 그것을 실패로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선택만이 있을 뿐 실패는 아니라는 것이다. 첫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이건 경력단절여성의 경우이건 ‘정서적 독립’은 필수다.

김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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