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화동 디저트 카페 르 물랭 (Le Moulin)

투명한 가을햇살, 청량감 느껴지는 바람. 하늘은 높아지고 말은 살찐다는 계절. 가을은 말(馬)만이 아니라 사람도 포동포동 살을 찌울 모양이다. 제대로 끼니를 채우고서도 입이 궁금해지는 오후 어느 때, 너무 묵직하고 않고 적당히 가벼운 디저트가 있다면 딱 좋을 바로 그때, 맞춤한 곳이 있다. 바로 근화동 미소지움아파트 뒷골목 끝에 있는 ‘르 물랭(Le Moulin)’이다.

다른 카페와 달리 디저트 카페 ‘르 물랭(Le Moulin)’은 누군가와 숨바꼭질하듯 돌출간판 없이 차분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주인의 마음을 닮았다. 카페에 들어서면 춘천에서는 거의 만날 수 없는 프랑스식 디저트 케이크의 다채로운 색감과 모양에 눈과 마음을 빼앗긴다. 블루베리 하나, 초콜릿 한 조각도 소홀하게 얹어진 것이 없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을까? 대답은 주저 없이 “Yes”다.

카페 주인 유재현 씨는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후 학업을 이어가다 벽에 부딪힐 즈음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제과제빵사가 되기로 작정하고 프랑스로 훌쩍 떠났다. 노르망디(Normandie)의 루엉(Rouen)에 위치한 INBP(이엔베뻬: 국립제빵제과학교)에서 실기점수로 1등을 하고, 파리의 고급호텔 Ritz Paris의 디저트 부에서 실습을 마친 다음 미슐랭 가이드 별 3개 레스토랑(Taillevent, Lasserre)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녀의 경력이 다만 화려해서 오늘의 이 맛이 나온 것은 아니다.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고, 새로운 메뉴를 고민하는 정성을 지켜보면서 맛에 대한 신뢰는 더욱 깊어간다.

‘르 물랭(Le Moulin)’은 불어로 ‘방앗간’이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했던가. 친구와 함께 정담을 나누며 마시는 커피와 케이크의 맛은 일품이다. 특별한 날, 자신을 위해서든 누군가를 위해서든 선물을 해도 좋을 것이다.

여러 종류의 케이크 가운데 주인장의 추천은 단연 ‘밀푀유’다. 바닐라빈을 듬뿍 넣은 크림에 바삭한 도우가 겹겹이 쌓여 4계절 즐기기에 그만이다.

나른한 오후, 정통 프랑스 케이크와 함께 맛있는 카페 나들이 하실래요?

르 물랭 근화길 15길 7번지 ☎ 033-255-6219

허소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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