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집권당 된 더불어민주당, 내년 지방선거 승리할까?
도지사 후보 오리무중…춘천시장 우후죽순

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오는 25일이면 200일 앞으로 바짝 다가옴에 따라 벌써부터 선거열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10년 만에 여야 공수가 바뀐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는 당연히 강원도 권력의 핵심인 강원도지사 선거라고 할 수 있겠지만, 춘천시민의 입장에서는 누가 춘천시장 자리를 꿰찰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만만치 않다.

도지사 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진보진영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이 보궐선거를 포함해 세 번이나 연속으로 승리했지만, 춘천시장 선거에서는 현 여권이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유일하게 예외적으로 1998년 현 여권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의 배계섭 시장이 있었지만, 배 시장은 1998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후 새정치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긴 경우로 순수한 민주당 출신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10년 만에 집권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춘천시장 선거에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보수 적통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이 8년 만에 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춘천사람들》이 지방선거 200일을 앞두고 ‘창간 2주년 특별기획’ 첫 순서로 2회에 걸쳐 내년 지방선거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각 정당 몸집 불리기 본격 시동
더불어민주당, 문전성시에 ‘즐거운 비명’
자유한국당, 제자리걸음
국민의당·바른정당, 지지부진
정의당, “약진 기대”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풍랑 속에서 보수진영의 분열과 통합 등 혼란을 겪고 있는 야당에 비해 10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여당은 정치지망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도지사 후보를 제외하고는 후보가 넘쳐나고 당원들의 숫자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즐거운 비명이다. 도당에서조차 밀려드는 당원들로 매일매일 집계가 다르다는 전언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관계자에 따르면 “춘천지역 당원 숫자는 올해 들어서만 1만5천명 이상이 늘어나 3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당원인 권리당원의 숫자는 훨씬 적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 강원도당 관계자는 “당원 숫자는 대외비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대체로 예전 집권당 시절에 비해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의당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창당과 함께 치러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지만 대선을 거치며 당세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의 사정은 더욱 안갯속이다. 도당위원장인 황영철 국회의원이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형국이다. 한때 전국 지지율에서 국민의당을 압박하던 정의당은 지방정부 참여라는 야심찬 목표 아래 느리지만 차근차근 전진하는 모양새다. 윤민섭 정의당 강원도당 사무처장은 “급격한 증가는 없지만 미세하게나마 당원이 증가하고 있어 지방선거에서의 약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지사 선거, 최문순 지사 3선 도전 여부가
최대 관심
정의당 제외한 야당은 모두 ‘오리무중’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강원도지사 선거는 각 당 모두 오리무중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최문순 지사의 3선 도전 여부가 레고랜드와 동계올림픽이라는 복합 변수에 갇혀 종잡을 길이 없다는 평가다. 최 지사 본인은 “3선 도전 여부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가 없다”고 한 언론사와의 대담에서 밝힌 바 있다. 한 언론사 팟캐스트에 출연한 최 지사는 “이 문제는 올림픽 성패하고 관련이 있어 아직 말씀을 드리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은 바 있지만, 지역에서는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3선 도전을 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레고랜드가 암초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공기업 사장 출신 중 후보 차출론도 미세하지만 흘러나오고, 원창묵 원주시장의 이름도 틈틈이 새나온다.

자유한국당도 후보군의 윤곽이 수면 아래 잠복해 있다. 출마가 기정사실화 됐던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문제로 회복불능의 처지에 놓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3선으로 시장출마가 제한된 최명희 강릉시장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도 아직까지 도지사 후보군의 얼굴이나 이름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정의당만이 도지사 후보로 김용래 강원도당위원장을 내세우고 있다.

최동용 시장,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설까’ 최대 관심사
첫 춘천시장 당선에 칼날 세우는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난립’
국민의당 소속 변지량 씨 삼수 도전도 관심거리
바른정당 이수원 전 특허청장은 당 분열 여파에 ‘곤궁’
정의당, 출마 기정사실화 불구 후보 불투명


춘천시장 선거의 핵심 키워드는 최동용 시장의 출마여부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최동용 시장의 출마가 어렵다는 마타도어가 난무하며 복수의 후보가 자신이 시장 후보가 될 것이라는 말을 지역구에 흘리고 있어 여러가지 설이 무성하다.

최 시장은 재선도전 여부에 대해 “현직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대체로 최 시장의 재선 도전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관심사는 최 시장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설 것인가 하는 문제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처음으로 춘천시장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예리하게 칼날을 세우고 있다.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후보들이 넘쳐 벌써부터 치열한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재선인 황찬중 시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고, 강청룡·정재웅 도의원도 출마를 기정사실화해 양보 없는 경선을 다짐하고 있다. 이재수 청와대 행정관의 출마도 기정사실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아직은 국정에 전념한다는 원칙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당수의 당원을 모집해 이미 경선준비에 들어갔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각 후보 진영에서 확보한 당원 숫자가 이미 1만명을 훌쩍 넘겼다는 주장도 있지만, 당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경선에 참여할 권리당원의 숫자는 이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장 강력한 후보인 최동용 시장이 버티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후보군만 해도 최 시장을 비롯해 이달섭 전 예비역 장군, 정용기 전 강원정보문화원장, 최성현 도의원 등 네 명으로 교통정리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섭 씨는 “경선을 통해 후보가 되겠다”며 발품을 팔고 있고, 정용기 전 원장도 후보 유력설을 흘리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최성현 도의원도 김진태 국회의원을 등에 업고 후보군에 자천타천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관건은 최 시장의 공천여부와 경선여부에 달려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최 시장이 공천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을 흘리고 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결국 경쟁력이 강한 후보로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내년 시장선거의 관전 포인트가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에는 공통적으로 이의가 없다.

국민의당이 시장 후보를 낼지도 주요 변수 중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이 분열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면서 4당체제 존속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국민의당이 시장 후보를 낸다면 구 야권 표의 분산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에서는 두 번이나 시장 후보에 나선 전력이 있는 변지량 씨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5선 시의원으로 시의회 의장을 지낸 김영일 의원의 이름도 거론되지만 정작 본인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바른정당은 일찌감치 이수원 전 특허청장이 출마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상황이 녹녹치 않다. 국회의원 9명이 집단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면서 의석수가 11명으로 줄어 국민의당과의 연대론이 흘러나오는 등 당의 존립자체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일찌감치 내년 지방선거의 춘천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지만 누구를 후보로 내세울지는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후보군으로는 강선경 강원도당 대외협력위원장과 엄재철 춘천지역위원장이 있다.

지방선거가 20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두드러진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치열한 수 싸움에 돌입한 자유한국당 등 야권의 물밑행보도 연말을 거치며 서서히 보폭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집권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도지사를 수성하고 춘천시장마저 거머쥘지,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텃밭으로 여겼던 강원도와 춘천에서 변함없이 강세를 이어갈지, 나머지 야당들의 성적표는 어떻게 나올지 지금으로선 관측이 쉽지 않다.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빛이 예전과는 사뭇 다른 것만은 사실이다.

오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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